화물연대 오늘부터 총파업, 다음은 학교·철도…정부 '엄정 대응' 예고
尹 "불법행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 경찰도 현장체포 원칙 강조
산업계, 대책 마련 분주…"피해 막을 수는 없을 것"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화물연대가 2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노동계 '동투'(冬鬪)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파업에 이어 25일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으로 돌봄·급식 차질이 예상된다.
여기에 서울지하철과 철도노조 총파업도 예고돼 있어 경기침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비상대책상황본부를 가동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선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무관용'을 천명한 상태여서 강대강 충돌도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노조와 정부 모두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한다.
◇화물차부터 철도·병원 학교까지 줄줄이 총파업 예고
가장 파장이 예상되는 곳은 화물연대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6월 총파업 이후 5개월 만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에게 적정수준의 임금을 보장하고 그보다 적은 돈을 주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 2020년부터 '3년 시한'의 일몰제로 도입됐으며 올 12월31일 종료 예정이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고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을 3년 연장하기로 했지만 화물연대는 연장이 아닌 일몰제 폐지를 주장하며 예정대로 총파업을 강행했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5일 대정부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23일부터 12월 2일까지 대정부 공동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노조는 △안전인력 충원과 작업환경 개선 △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 제·개정 및 규제 강화 △공공부문 민영화 중단 △공공부문 구조조정 중단 및 안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 의료연대본부, 서울교통공사노조, 철도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 건보고객센터지부,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등 14개 산하 조직이 대거 참여한다.
25일에는 학교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예고됐다. 공공운수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이 비정규직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급식·돌봄교실 운영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학비연대에 따르면 당장 25일 파업에는 전국 1만5000개교 10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23일 인천공항, 건강보험고객센터, 용인경전철을 시작으로 14개 사업장에서 파업이 예정돼 있다. 특히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3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서 출퇴근길 불편이 예상된다.
전국철도노조도 경기 의왕 오봉역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이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과 관련 인력 충원과 민영화 중단을 촉구하며 다음달 2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12월 6일부터는 현대중공업그룹 등 조선 3사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
◇정부 "불법행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 … 강대강 대치 예상
잇단 노동계 파업 투쟁 소식에도 정부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현장 요구 사항에 대해 마지막까지 귀 기울이고 대화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라"며 "국민과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대체 수단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도 지난 21일 전국 기관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노조는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파업이나 집회를 자제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데 동참해 달라"면서도 "불법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도 '화물연대 불법행위 현장체포 원칙'을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3일 "핵심주동자와 극렬행위자, 그리고 배후까지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이 사법조치해야 할 것"이라며 "비조합원 운전자 폭행 등 불법행위자는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산업계, 대책 마련 분주 "피해 막을 수는 없을 것"
화물연대 총파업에 산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파업에 앞서 재고를 추가 확보하는 등 대비했지만 국내 물류가 막히면 부품 수급은 물론 수출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 때 발생한 전국적인 물류대란이 이번에도 재연될까 초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 파업 당시 피해가 컸던 철강업계는 육로 대신 해상이나 철도를 통해 일부 제품 운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완성된 신차를 실어 나르는 탁송차들도 멈춰서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에도 국내 사업본부 일반 직원들을 공장으로 파견해 공장에서 직접 차를 빼내는 '로드 탁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항만운영사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컨테이너 반입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컨테이너 재고 비축에 나섰다. HMM은 이번주부터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입기간을 선박 입항 '3일 전'에서 '7일 전'으로 늘렸다.
산업계는 안 그래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로 어려운 상황에서 물류 대란까지 겹치면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파업철회를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침체로 산업계가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황에서 물류대란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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