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축구교실' 문 닫는다…학부모들 "단순 축구교실 아닌데 속상해"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한강 이촌 축구장을 사용 중인 차범근 축구교실이 공개경쟁입찰에서 다른 입찰자에게 밀려 갑자기 축구교실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수업 중단 소식을 전달받은 학부모들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6일 차범근 축구교실은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축구장 사용 허가 기간이 연장되지 못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이촌축구장에서의 수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공지를 올렸다.
차범근 축구교실은 그동안 3년마다 공개입찰을 통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로부터 이촌축구장 사용허가를 받아왔다.
차범근 축구교실 측은 그동안 감정평가의 3배가 넘는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해왔고 올해도 예년과 같은 높은 금액으로 입찰에 응했지만 경쟁자가 없던 예년과 달리 새로운 입찰자의 더 높은 금액에 밀려 축구장 사용권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촌축구장을 새로 낙찰받은 새 업체는 동부이촌동의 한 커뮤니티(공동체)에 글을 올렸다. "[공지] 차범근 축구교실 관련"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이 업체는 "저희는 이번에 새로 이촌 한강 축구교실을 운영하게 된 사업장"이라며 "10월 13일부터 새로 운영한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축구교실을 기존과 변화 없이 동일하게 운영할 예정"이라며 "차범근 축구교실의 기존 회원들은 개인정보를 보내주시면 새로 수업 등록을 해주겠다"고 했다.
차범근 축구교실의 운영 중단 공지와 새 업체의 글을 본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컸다. "그냥 단순한 축구 교실이 아니고 상징성이 있는 곳이었는데 명성만 날름하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졌다.
이 소식은 서초구, 용산구, 동작구 등 다양한 맘카페에서 퍼져나가며 파장이 커졌고 새 업체가 올린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차범근 축구교실 측도 "(저희는) 새로운 업체와 아무 관련이 없다. 차범근 축구교실의 코치진, 수업 일정 및 수업방식 등을 인수인계한 바 없다"며 "개인정보를 새 업체에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이촌 축구장을 쓰게 된 업체는 최고가를 쓰고 낙찰을 받았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새 업체가 들어옴으로써 수강료 상승과 수업의 질 저하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차범근 축구교실은 지난 1997년부터 25년 동안 이촌축구장을 이용해왔다. 차범근 축구교실은 저렴한 회비와 우수한 코치진으로 유명해 신규로 입회하려면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할 만큼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높은 인기를 구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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