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규 쓰레기 소각장 어디에…25개 자치구 '눈치 싸움'

자치구와 사전 협약…시설 설치비 분담, 발표 후 협조 등
추석 연휴 전 발표…최종 부지에 약 1000억원 집중 투자

28일 오후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 지난밤 3년 만에 다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 축제때 버려진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2022.8.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박동해 기자 = 서울시가 추석 연휴 전 하루 1000톤 규모의 쓰레기 소각장(광역 자원회수시설) 부지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25개 자치구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소각장 부지 발표에 앞서 25개 자치구와 광역 자원회수시설 설치 관련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소각시설을 짓는 데 필요한 비용을 자치구도 분담하고 25개 자치구 중 어디로 확정되더라도 적극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협약에 동의를 하지 않은 자치구는 소각장이 건립된 이후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조건도 있었다.

협약에 동의한 한 자치구 관계자는 "동의를 할 경우 지역에 소각장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지만, 동의 자체를 안 할 수는 없어서 동의했다"며 "2026년부터 직매립이 금지되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던 시설이 보수 등으로 멈추게 될 경우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는 광역 자원회수시설이 양천·노원·강남·마포 4개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 약 2222톤의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는데 현재 용량이 부족해 나머지 1000톤은 수도권 매립지에서 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규 소각장 부지가 어디로 결정되든 해당 자치구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구에서는 지난달 소각장 설치 입지 선정 반대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리고 일찌감치 배수의 진을 쳤다.

서울시가 소각장 부지 선정을 위해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두 차례 공모했지만 희망하는 자치구는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소각장 최종 부지는 주민대표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의 결정에 달렸다.

자치구 관계자는 "소각장은 시유지를 활용하거나 매입을 하게 되면 시비로 부담하겠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범위가 좁혀졌는지조차 전혀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신규 소각장을 '기피시설'이 아닌 '기대시설'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소각시설은 100%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부에는 세련된 건축 디자인의 복합문화타운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주민에게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자원회수시설에 지역 주민이 원하는 편익시설을 도입하고, 연간 100억원 규모의 '주민지원 기금'을 조성해 아파트관리비, 난방비 등 주민복리증진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규 소각장 부지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9일 이전에 발표될 전망이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