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확진도 17만명대, 20만명 근접…정부 정점 예측 빗나갈 수도
8월 중 하루 20만명 정점 예측…이미 17만~18만명
일부 전문가들 "이미 30만명 예상"…위중증·치명률 부정확 지적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8만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예측하는 이번 유행 정점인 '20만명 안팎'에 한층 더 다가섰다. 일부 전문가는 숨은 감염자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이미 30만명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다른 전문가는 정부가 위중증이나 치명률이 낮은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지만 이 역시 정확한 통계가 아니라 안심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전국 17개 시도 집계에 따르면 전날(17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17만207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날보다 약 3700여명 줄어든 수치라 18일 0시 기준 확진자 규모는 17만명대 후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 8월 중순에 연일 17만~18만명 확진자…정점 근접
방역당국은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문가들의 예측치를 토대로 코로나19 유행 정점이 8월 중 20만명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치는 24만명으로 제시됐다. 앞서 11만~19만, 중앙값으로는 15만명을 정점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상향한 것이다. 당국은 이번 전망에서는 위중증 환자가 9월 초 최대 800~900명, 하루 사망자는 최대 100~140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연일 20만에 가까운 확진자 수가 나오자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8월중 20만명 전후의 정점을 예상했지만 8월 중순에 벌써 이에 근접해버리면 8월 남은 기간 동안 확진자 수가 야금야금 더 올라 20만명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17일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제적 통계에 의하면 8월 1일부터 8월 7일까지 8월 첫 주에 100만 명당 확진자가 우리나라가 1만 4000여 명, 일본은 1만 1000명, 미국 2000명 등 정도로 우리나라가 굉장히 높게 나오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다른 나라에 비해 확진자 숫자가 그렇게 사회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신규 확진자 증가 속도가 둔화했는데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생기고 있다"면서 그 이유가 "진단검사로 찾아내는 감염자가 예전보다 적어서"라고 평가했다. 지난 봄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정점이었던 55만명 확진자는 약 2주 후 1300명대의 위중증 환자를 발생시켰다. 그런데 현재 400~500명대 위중증 환자 수는 약 2주전 10만~11만명대 확진자 속에서 나왔다고 보기에는 너무 많다.
그렇기에 신 위원은 "지금 10만명대 확진자는 실제로는 예전의 20만~30만명대 규모로 볼 수 있다"며 "실제로는 하루 30만명이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감염자 중에는 증세가 경미하거나 없고 확진자가 되어봐야 좋을 것이 없어 검사를 피하는 '숨은' 감염자가 많다는 의미다.
또 정부는 위중증과 사망자는 다른 주요국에 비해 가장 낮은 편이라고 평가해왔다.
정기석 위원장 역시 "100만 명당 사망자는 오히려 미국이나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서 가장 낮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증화율은 오미크론 피크 때 0.12~0.20% 되던 것이 지난 7월 4주에는 0.08%까지 떨어졌고, 치명률도 같이 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 위중증과 사망자, 다른나라보다 적다지만…치명률 50% 증가
하지만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수도 정부 집계가 그리 정확하지 않다고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적했다. 또 아예 방역의 손을 놓아버린 미국이나 영국 등과 비교할 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야 하는데 그 경우 그다지 치명률이 낮지는 않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보다는 낮지만 최근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The Diplomat)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만명당 49명으로 일본 27명의 약 2배이며, 뉴질랜드, 싱가포르, 대만보다 높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위중증 환자는 7월부터 투트랙(two-track)으로 보건소에서 치료격리병상으로 보내고 다른 환자들은 일반의료체계에서 치료받는데 '알아서' 입원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통계가 없다"면서 "통계가 정확히 되어 있는 게 '과학방역'의 기본인데 이것이 국가가 정한 병상들 외에 깜깜이"라고 꼬집였다.
이와 관련해 방역 당국에 위중증 환자 집계 방법을 묻자 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환자관리정보시스템' 등에 보건소 및 의료기관이 입력한 정보를 기반으로, 격리 입원치료기간 동안 고유량산소치료, 인공호흡기, ECMO, CRRT를 적용한 경우 위중증환자로 분류하여 집계한다"고 답했다.
2급 법정감염병인 코로나19는 환자 발생 24시간 안에 신고해야 하는 질병이다. 환자관리정보시스템에는 관할 보건소가 병상 배정한 경우는 물론 의료기관이 입원환자 관련 정보도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입원환자 정보 입력이 의무사항인지에 대해 방역 당국은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더 우려되는 것은 국제적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서 우리나라의 7일 평균 치명률(CFR, 10일전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이 8월 초순 0.04%까지 내려갔다가 8월14일 기준으로 0.06%까지 상승한 점이다. 김우주 교수는 "이는 짧은 기간 안에 치명률이 50% 증가했다는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보다 낮다고 인정한다 해도 안심해서는 안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ungaunga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