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가 만든 예술의 '경고' [황덕현의 기후 한 편]
英 환경사진작가 맨디바커, 플라스틱 파편으로 사진 작업
"화려한 이미지 속 폐플라스틱 심각성 '본질' 봐달라" 촉구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해 부산에서 막을 내린 유엔(UN) 플라스틱협약 제5차 회의의 큰 목표 중 하나는 '해양 플라스틱 종식'이었다. 하지만 어느 나라에도 소속되지 않은 '공해'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샀다.
실제 '쓰레기 섬'으로 불리는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가 있을 정도다. 2018년 기준 한반도 면적의 약 7배(155만㎢)까지 커졌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 환경 사진작가 '맨디 바커'(Mandy Barker)는 이런 해양 쓰레기에 주목했다. 그는 플라스틱 파편을 촬영하는데, 해변과 바다에서 수거된 잔해들을 직접 배열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구성한 뒤 사진에 담았다.
대표작 '이것은 게임이 아니다'(This is Not a Game)는 플라스틱 축구공을 소재로, 전 세계 144개 해변에서 발견된 769개의 폐축구공 조각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바커는 이 작품을 통해 해양 오염 문제가 정치·행정에서 놀이나 구호처럼 입방아에만 오르내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바커의 작품은 런던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올해의 야생 사진' 최우수상을 받았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파리 사진 페스티벌, 영국 사치갤러리 등에서 전시되며 국제적 관심을 이끌어냈다.
바커는 화려한 예술적 이미지보다 작품 속 '본질'에 주목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행동을 촉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바커의 노력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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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