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에 서울 깨운 문자…앞으로 5.0이상 지진만 전국 문자

'규모' 중심에서 '실제 흔들림' 정도로 개선
해외 지진도 안전문자…"과도한 불안감 줄이기 위한 조치"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종합상황실에서 지진분석자들이 규모 4.0 경주 지진의 최대지반가속도 분포도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2023.11.3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앞으로 지진 발생 지역과, 실제 흔들림(지진동)이 관측된 시군구를 중심으로 지진재난 문자가 발송된다. 같은 광역 지자체에 있더라도 지진동을 느끼지 못하는 거리의 지역에는 불필요한 알람이 울리지 않을 예정이다.

기상청은 이런 지진 문자 송출 기준 개선책을 28일 낮 12시부터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지진 발생 지점을 기준으로 50~80㎞에 해당하는 광역시·도에 일제히 지진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위급·긴급재난과 안전 안내로 발송했고, 규모 4.0 이상의 경우,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규모 4.0 경주 지진 전국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면서 수도권 등 지진동을 느끼지 못한 지역에도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민원이 빗발쳤다.

과거 지진 사례에 대한 개선 전후 비교(기상청 제공) ⓒ 뉴스1

반대로 4월 규모 2.6 칠곡 지진 당시엔 지진동 관측 지역 외에는 지진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실제 '흔들림'(지진동) 정도인 '진도'를 반영해 문자 발송을 시군구 단위로 세분화한다.

기상청은 지진재난 문자 송출 기준을 '규모' 중심에서 '진도' 기반으로 개선한다. 규모 4.0 미만 지진의 경우 진도와 관계없이 지진동을 느낄 수 있는 진도(예상 진도 또는 계기 진도 Ⅱ) 이상의 지역에 송출한다.

지역 3.5 이상, 해역 4.0 이상의 규모 지진 발생 시 송출하던 긴급재난문자에 '최대 예상 진도 V' 기준을 추가해 피해 가능성이 높은 경우 긴급재난문자를, 피해 가능성이 낮은 경우 안전안내문자를 송출한다.

한편 전국 송출 지진 문자는 기존 규모 4.0(해역 규모 4.5)에서 규모 5.0 이상으로 상향한다. 정현숙 기상청 지진화산국장은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고, 지진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정"이라고 밝혔다.

지진 규모 및 진도에 따른 송출 채널 및 송출 범위(기상청 제공) ⓒ 뉴스1

한편 기상청은 12월부터 해외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가 국내에도 미칠 경우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다.

한반도에서 최대 계기 진도 Ⅲ(3)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계기 진도 Ⅱ(2) 이상의 시군구에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한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진 발생 시 신속하게 지진재난 문자를 보내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더불어 재난문자로 인한 국민의 불편은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