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 농가가 이산화탄소 흡수?…폐기물 줄여 '일석이조'

매립·소각하던 폐 배지, 바이오차 만든 뒤 탄소저감 활용

육군 제50보병사단 문경대대 장병들이 경북 문경시 영순면 표고버섯 농가에서 복구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 News1 최창호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표고버섯 농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흡착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22일 이규복 충남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 따르면 최근 표고버섯 폐(廢) 배지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흡착을 성공시켜 이를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를 통해 발표했다.

'배지'는 버섯 재배에서 농작물의 '흙'과 같은 역할을 한다. 조직 배양을 위해 버섯을 고정시키고,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간 배지는 사용 후 대부분 매립·소각해 왔고, 일부는 퇴비·사료로 활용했다.

이 교수팀은 폐배지를 바이오차(biochar)로 만든 다음 이 것을 활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착하는 실험을 설계·시행했다. 바이오차는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열분해한 탄소 고형물로, 숯과 비슷한 외관을 하고 있다.

연구진은 폐배지를 350~700도에서 열분해한 뒤 여러 온도에서 바이오차의 이산화탄소 흡착 정도를 실험했다.

실험 결과 폐배지 바이오차는 650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착했다. 폐배지 바이오차는 1g당 약 6.84㎎의 이산화탄소를 흡착할 수 있다.

국내외에도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흡착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는 수확 뒤 남은 옥수수 줄기 등 부산물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질 구조에 저장하는 기술을 운용 중이다​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 찌꺼기를 활용해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한 뒤, 이 과정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BECCS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의 농업 폐기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표고버섯 주요 생산·소비가 이뤄지는 동아시아의 CCS 전반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송규섭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기청정연구실 연구원은 "연간 70만톤 발생하는 버섯 폐배지의 활용 가능성을 판명했다"며 "특히 배지 제조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산화칼슘의 이산화탄소 흡착 능력이 다른 바이오매스보다 뛰어나다는 점도 확인한 건 큰 성과"라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