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섭 환경장관 "토목세력 위한 기후대응댐이라면 사퇴할 것"

[국감현장] '제2 사대강 이권사업' 지적에 "사실 아냐" 설명
야당 '전면 백지화' 요구엔 "지금 말씀드리긴 일러"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기후대응댐 신설을 두고 대규모 토목공사로 '제2의 4대강' 등 토목 이권사업이 아니냐는 야당 지적에 "사실이 아니다"며 "만약에 기후대응댐이 토목 세력을 위해 하는 취지라면 책임지고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학영·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후댐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학영 의원은 "(기후댐이) 4대강 사업 2탄으로 댐 14개를 끼어 토목 사업을 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의원은 "불필요한 댐 14개를 기후대응으로 포장해서 환경의 이름으로 토목공사를 일으켰다"며 "물 정책을 후퇴시켰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장관은 "14개를 갑자기 명령받고 그런 건 진짜 아니다"면서 "만약 어디서 그런 증거가 나온다고 하면 사퇴하겠다"고 했다.

이어 "14개 후보지에서 제외된 지자체 중 지자체장이 저한테 지금도 댐을 지어달라고 문자가 온다"며 "꼭 필요한 곳에 (댐 신설을) 하는 거지, 필요 없는데 무조건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수를 막는 방법은 제방도 쌓고, 준설도 하고 천변저류지도 만들고 다양한데 그렇게 하고 나서도 안 되는 부분에 댐을 짓는 것으로 가뭄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환경부는 다목적댐 3곳(강원 양구 수입천댐·경기 연천 아미천댐·충남 청양 지천댐), 용수전용댐 4곳(강원 삼척 산기천댐·충북 단양 단양천댐·경북 청도 운문천댐·전남 화순 동복천댐), 홍수조절용 댐 7곳 등 14곳의 신규 댐을 짓겠다고 했다.

현재 14개 후보지 중 10곳에 대해서는 공청회를 열었다.

김 장관은 "나머지 두 군데는 소통하고 있고 아직 한 군데 정도는 소통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극렬하게 반대가 심한 곳이 있는데 이런 곳은 주민과 소통을 해보고 여의찮을 경우 전면 백지화할 수도 있나"고 묻자, 김 장관은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생태 복원 차원에서 전 세계적 트렌드가 '댐 해체'라고 꼬집었다. 김 장관은 "유럽에서 2023년에 약 487만개 댐을 철거할 때 98%가 5m 이하의 댐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댐이 아니다"라며 "물 가둬 놓고 쓰는 보 같은 건데 노후화가 돼 부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