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덥더니 12월부턴 한파"…라니냐로 올겨울 강추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강변에 고드름이 얼어 있다.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길고 긴 더위를 지나 10월 들어서야 비로소 선선한 가을 날씨가 시작됐다. 다만 차가워진 날씨는 '한파 예고편'이다. 올해 12월에는 다시 찾아온 라니냐 등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강한 추위가 예상된다.

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해 겨울이 시작하는 12월에는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가능성이 큰 걸로 나타났다.

장기 전망에 따르면 10월 기온은 평년(14.3도)보다 높을 확률이 크고, 11월에는 평년(7.6도) 수준의 기온이 예상된다. 겨울철인 12월에는 기온이 평년(1.1도)보다 대체로 낮을 가능성이 우세하다. 연말까지 기온의 큰 낙폭이 점쳐진다.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대륙 고기압(시베리아 기단) 때문이다. 이 한랭 고기압은 남쪽의 따뜻한 공기를 밀어내며 절기상 소설(小雪, 11월 22일) 전후부터 한반도를 장악한다.

동태평양의 라니냐 전환도 한반도 한파와 폭설에 영향을 미치겠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아시아의 겨울은 대개 더욱 추워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라니냐가 전 세계 대기 순환 패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라니냐는 열대 동태평양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걸 말한다.

라니냐는 시베리아의 차가운 공기가 동아시아로 더 강하게 유입되도록 만든다. 이 때문에, 한반도에 더 강력한 한파가 초래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라니냐로 인해 제트 기류가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 상공에 더 많은 한랭 공기가 머물게 되고, 이에 따라 폭설과 강한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010~2011년 겨울에 라니냐가 발생하면서 한반도는 기록적인 폭설과 강추위에 시달렸다. 당시 기상청과 녹색성장위원회(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이상기후 특별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찬 공기가 내려오며 평년보다 따뜻한 바다와 만나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

한파에는 기후변화 영향도 있다. 기후변화는 보통 '지구 온난화'를 의미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이례적인 기상현상이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 기후변화는 해양 온도가 상승해 겨울철 대기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가시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역시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빈번해지는 경향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