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에서 BTS 협업 록밴드의 기후 대응 만났다[황덕현의 기후 한 편]

내년 4월 내한 英밴드 콜드플레이, 탄소포집 스타트업과 협업
월드투어 탄소 배출량 '제로'…대중교통 이용 팬에게 보상도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밴드 콜드플레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방탄소년단(BTS)과 합동 공연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레이캬비크=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 4일 찾은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최대 규모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DAC)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지열을 활용해 공기 중 0.04%가량인 이산화탄소를 걸러내고, 이를 물과 현무암에 집어넣어 영구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 사업에는 구글(알파벳)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내년 4월 내한이 확정된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와도 협업 중이다.

콜드플레이는 세계적으로 1억장 이상 앨범을 판매하며 비틀스와 오아시스, 라디오 헤드와 같은 거장 반열에 오른 밴드다. 한국에서는 2021년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발매해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나의 우주'(My Universe)로 팬층을 넓혔다.

콜드플레이는 연예계 대표 '기후 위기 운동가'를 자처하고 있다. 3년 전 발매한 앨범 '구체의 음악'(Music of the Spheres) 월드투어 때는 직전 투어 '꿈으로 가득 찬 머리'(A Head Full of Dreams) 대비 '탄소배출 50% 절감' 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배터리 이용·해양 복원 사업 등을 추진했다.

관람객도 탄소 절감에 동참할 수 있게 했다. 공연 중 관람객이 뛰면 이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전기차를 충전했던 건 유명한 일화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팬들이 공연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앱을 통해 보상하는 시스템을 갖추기도 했다.

4일(현지시간) 막심 윌리엄스 클라임웍스 수석 공장책임자가 아이슬란드 헬리셰이디의 세계 최대 공기 중 탄소 직접포집 공장인 매머드(Mammoth)를 소개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콜드플레이는 투어 중 발생시킨 탄소를 줄이는 것과 함께 발생시킨 탄소를 상쇄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클라임웍스를 통한 DAC도 그중 하나다.

콜드플레이는 탄소 절감을 단순 마케팅으로 활용하진 않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과 협업해 실제 배출량 저감 비중을 검증했다.

물론 콜드플레이의 탄소 절감 행보도 완벽하진 않았다. 2022년 세계 최대 바이오 디젤 기업인 핀란드의 네스테와 협력해 세계 순회공연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했으나, 네스테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숲을 대규모로 파괴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환경단체로부터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에 이용당한 바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27일 시작한 콜드플레이의 예매는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주최 측은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길 바란다'며 콜드플레이 뜻을 전했다. 예매자들이 내년 공연에 꼭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공연장을 찾은 뒤 콜드플레이의 음악과, 그들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마음을 교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년 KPF 디플로마 기후변화대응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보도했습니다.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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