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갑 제조업체, 버섯으로 대체 단백질 만드는 이유 있다

[북유럽발 기후 미래]⑥테트라팩, 설탕·미생물 활용 단백질
이산화탄소 저감 실험까지…"투입 에너지 40% 단백질 생산"

편집자주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재생 에너지만으로는 빠르게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에 한계가 있어 원자력 발전이 불가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 첨단 기술은 막 활발한 논의가 시작됐다. 기후·환경 선진국 북유럽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본다.

코르넬리아 스톨로스 테트라팩 홍보 책임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테트라팩 본사에서 전세계 멸균팩 제조·재활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룬드=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삼각 우유팩을 시작으로 연 매출 20조 원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테트라팩이 식품 원자재 산업에 뛰어들었다. 액상 제품을 담는 포장재 제조 업체가 버섯으로 대표되는 균류 활용 대체 단백질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한 것이다.

테트라팩은 1951년 스웨덴 룬드에서 시작해 전 세계 160개국에서 식품 포장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매일유업, 연세우유, 서울시(에코러브) 등과 협력 중이다.

테트라팩은 2022년부터 대체 단백질 연구·생산을 추진해 왔다. 엘리자베스 안데르베리 테트라팩 북유럽 홍보부문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테트라팩 본사에서 "여러 국가에서 효율적·저탄소 포장 생산을 추진해 오던 중 전 세계 인구와 단백질 소비량 성장에 주목해 이 사업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테트라팩의 단백질 배양·생산은 버섯의 뿌리인 균사체와 곰팡이(Fungi)를 활용하고 있다. 균류 발효 방식은 대규모 농경지나 물이 필요하지 않으며, 실내에서 재배할 수 있어 기후 변화에 덜 민감하다는 게 테트라팩 측 설명이다.

카트린 안데르손 테트라팩 북유럽 사장은 "소고기 생산에 드는 자원 중 실제 섭취하는 단백질은 4%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균류 발효로 대체 단백질을 생산하면 40% 이상을 단백질로 전환할 수 있다"고 대체 단백질의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대체 단백질은 2010년대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나 고기의 식감과 풍미를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다. 테트라팩은 단백질 기술의 발전으로 문제가 대부분 해결됐다고 전했다. 안데르손 사장은 "자체 조사 결과 테트라팩의 대체 단백질은 치킨·참치와 유사한 맛·식감을 표현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테트라팩은 대체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 균류에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설탕을 대체하기 위해 최근에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먹이로 활용하는 실험을 추진 중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발효를 통한 대체식품 생산이 탄소감축 사업으로 인정받는 길이 열리게 된다. 테트라팩은 지난해 연간 5000톤의 대체 단백질 생산 시설을 갖췄다. 중기적으론 연 2만 5000톤, 장기적으로는 연 10만 톤의 생산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카트린 안데르손 테트라팩 북유럽 사장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테트라팩 본사에서 대체 단백질 시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년 KPF 디플로마 기후변화대응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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