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매직 없이 36도 찜통더위…8월 말까지 열대야 '예약'

1994년 인천·제주·강릉 20도 ↓·2018년 태풍 뒤 北서 찬공기

11일 오전 광주 북구 오룡동 시민의숲 물놀이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8.1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절기상 '서늘해진다'는 처서(處暑)인 22일에도 무더위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제9호 태풍 '종다리'와 저기압 영향으로 일 누적 최대 80㎜ 이상 비가 내리는 가운데 무더위는 8월 마지막 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오른다. 수도권에 저기압성 강우가 예보되면서 서울(30도)과 대전(33도) 등의 기온은 30도 초반대에 머물겠으나 강릉·대구(35도), 전주·제주(34도) 기온은 평년(27~31도)보다 4~5도가량 높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과 제주의 열대야는 오전 9시까지 국지성 폭우 등 특이 사항이 없는 한 7월 21일 이후 32일째, 7월 15일 이후 38일째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절기상 날씨에 대해 순위를 매기거나 평년과 비교하진 않는다. 다만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과 2018년의 처서 당일 날씨와 비교하면서 올해 무더위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994년 처서(8월 23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2도(의성)까지 올랐다.

당시엔 △안동(33.7도) △청주(32.7도) △대전(32.5도) △춘천(31.8도) △서울(31.6도) 등 일부 지역의 기온이 30도를 넘겼으나 △인천(29.9도) △제주(29.4도) △강릉(29.0도) 등 30도를 밑도는 곳도 있었다.

특히 일 최저기온은 11.5도(태백)까지 내려갔고 △제천(14.1도) △의성(14.2도) △장수(14.3도) 등 10도 대 기온이 많아 일교차가 큰 초가을 날씨에 가까웠다.

당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곳은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었다.

2018년도 비슷하다. 당시 낮 최고기온은 33.6도(상주)까지 올라갔으나 △광주(29.9도) △진주(29.8도) △대구(29.7도) △울산(29.5도) △제주(29.2도) △강릉(27.0도) 등은 20도 대에 머물렀다.

1994년과 2018년이 달랐던 점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열대야다.

충주의 최저기온이 28.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고 △원주(27.7도) △청주(26.8도) △대전(26.4도) △부산(26.4도) △서울(25.7도) 등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당시 한반도를 통과한 태풍 '솔릭'으로 높아진 습도 영향이 컸다. 아울러 당시에는 솔릭 통과 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해 더위가 해소됐다.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고 북상했던 종다리와는 다른 양상이다.

처서 매직 없이 무더운 날씨는 8월 마지막 주까지 이어지겠다.

중기예보에 따르면 기상청은 31일까지 아침 기온은 23~26도, 낮 기온은 30~34도로 평년(최저기온 19~23도, 최고기온 27~30도)보다 기온이 다소 높겠다고 발표했다.

낮 최고기온은 월말이 될수록 1~2도 낮아지겠다. 최저기온은 계속 유지돼 서울과 제주에서는 월말까지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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