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예보 못믿겠어요"…노르웨이·체코 날씨 앱 몰린다

유럽 수치모델 정확도 韓보다 높아…앱 직관성 떨어져 별점도↓
기상청 "수치 해상도보다 좁은 구역 예측 어려워…개선 중"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토사가 흘러내린 19일 경기 양주시 고장산 일대의 지반이 무너져 있다. 2024.7.1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장마 기간 기상청 예보가 여러 차례 어긋나면서 해외 날씨 앱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해외 날씨 앱은 더욱 직관적으로 날씨를 알려주기에 만족도가 높아서다.

기후변화로 전례 없는 강수 양상 속 수치예보 모델 고도화 및 예보관 전문성 강화와 '날씨알리미' 개선이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 사이(20~21일) 서울 등 수도권엔 50~120㎜, 특히 경기 남부엔 150㎜ 이상, 강원 최대 120㎜ 이상, 충청 150㎜ 이상, 전북 100㎜ 이상, 광주·전남 최대 80㎜의 많은 비가 예보됐다.

실제 비가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광주·전남이었다. 이틀 누적 100㎜ 넘는 비가 내린 곳은 곡성(108.0㎜)과 김제(100.0㎜) 두 곳이었으며 수도권에선 가평(50.0㎜)에서만 예보에 포함되는 비가 내렸다. 서울엔 43.0㎜(도봉구) 비가 왔다. 서울 내 강수 편차도 커서 구로구엔 16.0㎜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충북과 충남 강수량은 각각 최고 40.0㎜(영동), 33.7㎜(금산)에 그쳤다.

비 피해가 컸기에 장마철 강수량은 적을수록, 또 빗줄기가 가늘수록 좋다.

다만 예보가 다소 엇나가면서 시민들 주말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했다. 기상청은 "비구름대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장맛비가 짧고 굵게 내려서 강수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장마 기간, 강수 예측이 다소간 빗나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4일에는 낮 12시 전후 비가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보했으나 늦은 오후까지 강수량은 1~2㎜에 불과했다. 9일에는 서울 등 수도권의 30~80㎜ 장맛비를 예보한 뒤, 긴급 수시브리핑을 통해 강수량을 최대 120㎜로 확대했으나 다음 날 오전까지 강수량은 12㎜로 10분의 1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최근 강수 형태가 바뀌며 폭이 좁은 장마전선과 '물 폭탄'을 동반한 저기압 때문에 예보 난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때문에 과거 날씨를 토대로 예측하는 수치예보 모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 통합모델(UM)이나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을 활용하는 해외 기상청에서 더 빠르게 강수 가능성을 전달하며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날씨 앱 부문 1위는 체코 소재 사설 기상업체 '윈디닷컴'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기상업체 '아큐웨더'는 3위, 기상청의 '날씨 알리미'는 6위를 기록 중이다. 안드로이드에서도 날씨알리미는 6위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만족도를 나타내는 별점은 3.8점으로, 윈디닷컴(4.7점), 노르웨이 기상청 앱 'Yr'(와이아르, 4.4점)에 못 미쳤다.

기상청은 국산 수치예보모델(KIM)의 성능이 유럽 모델(ECMWF)의 88% 수준으로,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지적 예측이 빗나가는 것은 수치예보 모델은 수평해상도(10㎞)보다 좁은 구역에 '중규모 저기압'이 국지적으로 비를 뿌리기 때문으로, 국지성 폭우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앱 활용성 개선도 문제다. Yr나 윈디닷컴의 경우 강수량 예측은 한계가 있으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면 앱이 이용자 위치정보(GPS)를 확인해 '오늘 비 옴'(Rain Today)이라고 띄운다. 그러나 기상청 앱 알림은 '대체로 흐리고 가끔 비' '서울·인천·경기 서부·경기 북부 중심 매우 강한 비'처럼 지역을 뭉뚱그린 식으로 알림이 발송되기에 '지금 내 위치'에 비가 내릴 것인지를 인지하기엔 한계가 있다.

기상청 날씨알리미 앱은 2015년 '민간 시장 활성화' 취지로 개발이 중단됐다가 2020년 재출시돼 운영되고 있다. 현재 날씨알리미를 담당하는 기상청 정보통신기술과는 앱 고도화를 추진 중인 걸로 파악됐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