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G7 석탄발전 퇴출 결정…'합리적 유도' 韓 정책조정 불가피

2016년 G7 정상회의 합의 뒤 단계적 중단→폐지
韓 2036년까지 축소 중…11차 전기본 석탄 폐지 반영 '불투명'

녹색연합 회원들이 석탄발전소 중단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2.3.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주요 7개국(G7)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후·에너지·환경 장관 회의를 통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합의했다. 관련 논의의 첫발을 뗀 이래 약 10년 만의 성과다.

다음은 한국이 포함된 G20 차례인데, 중국과 인도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특성상 합의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감축 유도' 수준인 한국의 에너지 정책도 다소간 조정이 불가피하다.

1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G7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늦어도 2035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합의했다.

G7이 석탄 감축 논의는 지난 2016년 본격화했다.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2025년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를 선언했고,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탈석탄 동맹' 20개국이 2030년 '단계적 석탄 사용 중단'을 공언하며 전세계 탈석탄 기조에 불을 붙였다.

2021년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영국 석탄발전의 2024년 폐지를 공언했고, 그해 G7 기후·에너지·환경 장관은 석탄화력 자금지원 중단을, 이듬해엔 석탄연료 사용 단계적 폐지를 합의했다.

다만 여태껏 논의는 '단계적 축소'(Phase down)였으며 폐쇄, 즉 '퇴출'(Phase out)은 시기상조로 다뤄졌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렸던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산유국 등의 입김으로 화석연료는 단계적 축소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G7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결정은 전향적이다.

G20 국가의 정책 결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석탄발전은 감소 추세이지만 국제 에너지 위기에 따라 단기 안정성을 위한 활용이 가능하다"며 석탄발전 감축을 합리적으로 유도하는 수준에서 관리 중이다.

10차 전기본에 따르면 석탄 화력 발전은 지난해 40.2GW 수준에서 2036년 27.1GW로 낮춘다. 이를 위해 동해와 당진 석탄화력 발전을 중단할 계획이다.

국내 석탄화력 발전 폐지는 아직 검토된 게 없다. 정부는 노후 석탄발전소도 좌초자산이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폐지가 아닌 '휴지보존'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석탄화력 감축·폐지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차 전기본 총괄분과위원장에 정동욱 중앙대 교수를 선임하고 실무회의를 추진 중이다. 정 본부장은 "11차 전기본 실무안을 상반기 중에 내놓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석탄화력 폐지·감축은 여야 협치 여부에 따라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첫 영수 회담에서 재생에너지 정책 변화와 RE100 달성 등을 요청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