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9분짜리, 릴스·쇼츠 익숙한 이들을 위한 애니 [황덕현의 기후 한 편]
佛 애니메이션 '얼음없는 집'…기후변화로 인한 생존·갈등 다뤄
기후난민 벌써 3000만명 넘어…2050년 경제피해 최대 8.2경원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후 기후 문제는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4차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23일 캐나다에서 열리지만 국제 이슈라 국내에선 관심을 끌진 못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기후변화는 막연한 걱정거리다. 앞으로 30년 뒤인 2050년, 80년 뒤인 2100년까지의 기온 상승은 당장 '먹고 사는 일'과 거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후변화는 기온 상승에만 그치지 않는다. 질병 가능성이 증가하고, 먹거리 가격도 들쑥날쑥해질 수 있다.
좀 더 친근하고 쉽게 여러 문제를 설명할 수 없을까.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9분짜리 영화 한 편으로 시작할 수 있다. 프랑스 출신 위고 카비 감독의 2020년 작 애니메이션 '얼음 없는 집'(Migrants)을 통해 기후변화부터 공동체 붕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엄마와 아기, 두 마리 북극곰이 갈라지고 녹아내린 극지방을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들은 빙하를 타고 저위도로 내려와 정착을 꾀하지만 미리 자리를 잡고 있던 불곰에게 쫓겨나며 결국 제3국에서 익사한 채 발견됐다.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적 공감을 부른 것은 가장 쉬운 전개로 기후변화 위험성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기후난민 문제는 벌써 국제적인 난제로 꼽힌다. 국제 NGO 자국내난민감시센터(IDMC)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기후난민은 3260만 명에 달한다. 전체 난민(약 7110만 명)의 53%에 해당한다. 기후난민은 최근 10년간 평균값보다 41% 더 증가했다. 아프리카 동북부에서는 220만 명이 가뭄으로 고향을 떠났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5)에서 "2050년에는 최대 10억 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회경제적 갈등도 불가피하다. 최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는 2050년이 되면 기후변화 영향으로 세계 경제 추계의 19%, 약 19조~59조 달러(한화 2경 6600조~8경 2600조 원) 피해를 예측했다. 경제적 피해는 커지는데 기후난민이 유입될 경우 기존 경제 질서의 구조조정이 따를 수밖에 없다.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짧은 애니메이션은 모든 세대에게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을 인식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ac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