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공약 냈지만 폐현수막 250만장 '쓰레기 선거'…재사용 '한계'
재생원료 활용 불가능…연소하면 온실가스·대기오염 물질 배출
마대로 쓰지만 한계…정부, 문제해결 위해 자원순환대회 개최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11일 새벽부터 후보자와 정당 현수막이 떼어지고 있다. 대신 이 자리에는 승복 현수막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활용에 한계가 있는 폐현수막은 이번 선거에도 250만 장 이상 사용돼 환경오염을 불렀다. 각 정당이 '기후 공약'을 내세웠던 것과 달리 다량의 쓰레기를 만드는 선거가 반복된 셈이다.
이날 정치권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각급 지자체는 선거 현수막 수거에 돌입한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는 선거구 안의 읍·면·동 수의 2배 이내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여기에 크기와 개수 제한이 없는 선거사무소 외벽 초대형 현수막에 더해 정당 현수막, 사전 투표·본 투표 유도 현수막 등을 더하면 현수막 개수는 수십만개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뒤 약 1557톤, 개수로는 260만 장의 현수막이 수거됐다. 수거한 현수막은 대부분 소각로 행이다.
현수막은 대체로 폴리에스터나 플라스틱 합성수지 등으로 제작된다. 녹여서 섬유를 만드는 등 재생원료로 사용은 불가능하다.
현수막을 소각할 경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이중 일부가 불완전 연소되면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질소산화물(NOx)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된다.
일각에선 폐현수막을 장바구니나 마대로 제작해 활용한다. 다만 활용률은 20%대에 머무는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광고인 연합 보트포어스(vote for earth, us)는 현수막으로 선거 재킷을 제작하는 '업사이클링'(새활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재킷은 이번 총선 선거운동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환경부와 행정안전부는 이번 총선에서도 250만 장 이상의 폐현수막이 수거될 것으로 예상하며 폐현수막을 다방면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환경부는 폐현수막 재활용 기업 현황을 조사하고, 폐현수막으로 제작가능한 물품 목록 등을 지자체에 안내해 지자체와 기업 간 연계를 지원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총사업비 15억 원을 세워 각 지자체가 수거한 폐현수막을 장바구니 등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폐현수막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폐현수막 자원순환 문화 조성 경진대회'도 열 예정이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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