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 찾았지만 글쎄…
© News1 이상길 기자
</figure>문화재청과 울산시청이 정부중재로 16일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에 합의하면서 10년 걸친 해묵은 갈등이 일단락 됐다.
하지만 중재안으로 채택된 '수위변화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한 투명댐 건설'의 공사방식과 일정, 항구적인 후속대책 마련을 둘러싼 문화재위원회와 환경단체의 반발 등 갈등 소지가 적잖이 남아있어 또다른 진통이 예상된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6일 오후 2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변영섭 문화재청장, 박맹우 울산광역시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 관계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를 위한 협약 체결을 주재했다.
이 협약에 따라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즉시 카이네틱댐(Kinetic Dam) 건설에 착수키로 했다. 카이네틱 댐은 고강도 투명막으로 이뤄진 소규모댐으로, 암각화 전면에 설치돼 암각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수위변화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공동 책임으로 지반조사, 구조안전성 평가, 사전 테스트 등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 관련전문가로 구성된 기술평가팀을 구성, 검토키로 했다. 양 기관은 또 이를 위한 행정적 재정적 조치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울산 반구대암각화는 1965년 사연댐 건설 6년 만인 1971년 12월 발견돼 국보로 지정됐다. 그러나 댐의 수위에 따라 암각화가 잠겼다 드러나기를 반복하면서 훼손이 가속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부터 문화재청은 사연댐의 수위를 낮춰 암각화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는 식수확보 대체 방안 없이 수위를 낮출 수는 없다고 맞서며 갈등이 촉발됐다.
울산시는 최근 암각화 주변 대곡천에 생태둑을 쌓아 침수를 막자는 대안을 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생태둑이 암각화 주변 자연경관을 해쳐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이 어렵다며 반대했다. 이 가운데 최근 문화재청 현장설명회서 박 시장이 문화재청을 성토하는 등 갈등이 고조돼 왔다.
정 총리는 "이번 협약식은 문화재청과 울산시 쌍방이 대의에 입각한 이해와 충정으로 카이네틱 댐의 설치를 추진하기로 하는 합의를 도출한 결과"라며 "오늘 합의가 충실히 이행돼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적 문화재로 길이 남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댐 건설에 대한 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건설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또 카이네틱 댐이 암각화를 보호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책으로, 항구적 보존방안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재차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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