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강 폐지 놓고 서울 주요 대학 '고민'

연세대 관계자는 지난 11일 "내년부터 신입생 재수강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세부적인 내용을 두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재수강 제도는 낮은 성적의 강의를 다시 수강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제도로 그간 '학점세탁'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두고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동진 서울대 교무과장은 "(재수강 제도 폐지에 대해) 검토 중이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타 대학의 시행에 따른) 반응이나 학생들의 반응이 있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시점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고려대 관계자는 "언론에 고려대도 학사제도 개혁 방안을 연내에 마련해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됐지만 아직까지 학교의 공식적 계획은 없다"며 "(연세대의 재수강 폐지 방안 발표를 계기로) 타 대학들도 내부적으로 토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강대와 홍익대, 이화여대도 아직까지는 학사제도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재수강 제도 폐지'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박종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학점인플레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재수강 제도를 갑작스럽게 폐지하면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며 "재수강 제도를 폐지하기보다 재수강 과정에서 A+ 학점을 못 받게 하는 등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웅재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은 "학생 입장에서 학점을 잘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면서도 "대학의 교육 목적상 학점 인플레를 조성하고 무분별하게 재수강을 허락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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