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시 지원 6년새 최다…증원 여파에 첫 1만건 넘어
의대 지원건수 1만519건…전년 대비 2421건 늘어
서울대 자연계는 19% 감소…"최상위권 의대 집중"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최근 마감한 의과대학 정시모집에서 지원 건수가 6년 만에 처음 1만 건을 넘었다.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 건수는 20% 가까이 줄었다.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수험생이 의대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3일 마감한 전국 39개 의대 202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총지원 건수는 1만 519건이다. 지난해(8098건)보다 2421건(29.9%) 증가했다. 전국 39개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학부 모집으로 전환한 2022학년도 이래 지원 건수가 최다를 기록했다. 2020학년도 이후로 넓히면 최근 6년 새 처음 1만 명을 넘었다.
의대, 치의대, 수의대, 약대, 간호학과 등 이른바 메디컬 계열을 제외한 자연계열 지원자는 줄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자연계열 학과 지원 건수는 8488건으로, 전년(9309건) 대비 821건(8.8%) 감소했다. 특히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자는 18.7%(585명)나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상위권 수험생이 정시에서 이공계 최상위권 학과보다는 의대에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비수도권 의대는 중복 합격에 따른 이탈 학생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해 늘어난 지원 건수의 92.4%(2236건)가 비수도권 의대에 집중됐다. 의대 증원으로 비수도권 27개 의대의 정시 모집인원은 전년(750명) 대비 295명(39.3%) 늘었다. 지역인재전형이 182명(75.2%), 전국 단위 선발 전형이 113명(22.2%) 늘었다.
지역인재전형, 전국 단위 선발 전형 모두 지원자가 증가했다. 정시에서 지역인재전형을 실시한 21곳의 지원 건수는 2162건으로, 966건(80.8%) 늘었다. 전년(1196건)의 1.8배로 증가했다. 27개 비수도권 의대의 전국 단위 선발 전형은 지원 건수가 전년 4683건에서 올해 5953명으로 1270건(27.1%) 증가했다.
권역별로 보면 충청권 의대의 지원 건수가 762건(44.0%) 늘었다. 대구·경북권 502건(37.6%), 부산·울산·경남권 376건(27.5%), 강원권 349건(58.4%), 호남권 192건(26.0%), 경기·인천권 130건(18.3%), 제주권 55건(50.0%), 서울권 55건(3.6%) 등이다.
의대 증원으로 정시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393명(32.6%) 늘면서 경쟁률은 다소 하락했다. 전국 평균 경쟁률은 6.58대 1로 전년(6.71대 1)보다 소폭 떨어졌다. 비수도권 의대 경쟁률도 전년 4.87대 1에서 4.34대 1로 소폭 줄었다.
경기·인천권은 13.67대 1에서 4.65로 크게 줄었다. 지원자도 130명(18.3%) 늘었지만 모집인원이 52명에서 181명으로, 248.1%(129명)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정원이 동결된 서울 소재 8개 의대의 경쟁률은 3.73대 1에서 4.19대 1로 상승했다. 서울권 의대도 지원 건수는 55건 늘었지만 정시 모집인원이 31명(7.7%) 감소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의대는 순천향대로 26.2대 1을 기록했다. 이어 고신대 25.8대 1,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16.3대 1, 단국대 천안캠퍼스 16.0대 1, 대구가톨릭대 14.6대 1 순이다.
수도권에서는 경희대가 8.2대 1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33.8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인하대는 올해 6.1대 1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모집인원이 가장 적은 다군이었으나 올해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가군으로 이동하면서 수험생이 다른 대학으로 분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의대 모집인원이 늘고 지원 건수가 증가하면서 중복 합격으로 의한 추가합격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중복 합격에 따른 추가합격자 발표 횟수, 전화 통보 등이 매우 늘 것"이라며 "수능 최상위권 학생이 의대에 집중 지원하면서 이공계 학과의 합격선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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