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쉬웠던 수능…수시 이월인원 줄어들까
수능최저 충족에 중요한 영어 1~2등급 비율 작년과 비슷
큰 변화 없을 듯…"의대 증원으로 추가합격 증가 가능성"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발표가 13일 마무리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넘기는 인원이 줄어들지에 관심이 쏠린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을 충족한 수험생이 늘어 여러 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는 중복 합격자도 증가할 수 있다. 수시 이월인원이 줄어들면 정시 모집인원이 예년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지난해 150점에서 11점 하락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으로 지난해 148점보다 8점 떨어졌다.
국어와 수학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쉬웠다는 의미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우면 평균 성적이 낮아져 표준점수는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 또한 시험이 어려우면 올라가고 쉬우면 내려간다.
수능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수험생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수험생이 증가하면 여러 대학에 합격하는 중복합격자가 늘어난다.
수시 이월인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4학년도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수시 이월인원이 337명으로 전년도(2023학년도) 318명보다 19명 늘기도 했다.
수시 이월인원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어·수학은 상대평가라 1등급 상위 4%, 2등급 상위 11%로 등급별 인원이 정해져 있다. 시험이 어려우나 쉬우나 인원은 비슷하다. 국어·수학보다 절대평가인 영어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올해 수능 영어에서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은 6.22%로 지난해 4.71%보다 늘었지만 1·2등급을 합한 비율은 22.57%로 지난해(22.88%)와 비슷하다. 2등급 비율이 18.17%에서 16.35%로 약간 줄었기 때문이다. 2등급 학생에게는 다소 어려웠다는 얘기다.
탐구영역도 대체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과학탐구 응시인원이 줄면서 생명과학Ⅰ 1~2등급 인원이 많이 감소함에 따라 수시에서 자연계열 상위권 수능 최저 충족자도 다소 감소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수능 난이도와 상관없이 의대 증원 영향으로 수시모집에서 추가 합격자가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 의대 증원으로 올해 수시에서 의대 모집인원은 지난해보다 1166명(정원 외 포함) 늘었다.
최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의대에서 중복 합격으로 수험생이 빠져나가면 상위권 대학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추가 합격자가 늘면 마지막에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넘겨야 하는 '수시 이월인원'이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에서 의대 정원이 1000명 넘게 늘었기 때문에 동시 합격 대학이 늘어 추가 합격이 많이 돌 가능성이 높다"며 "최상위권에서 중복 합격자가 등록을 포기하고, 이게 밑으로 내려가면 결국 마지막에 타임아웃(수시 충원 합격자 등록 마감)에 걸려 못 뽑는 대학, 학과가 늘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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