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못 갈 바엔"…강남 아이들 대학진학률 47% '꼴찌'

서울 고교 평균 61.3%…전국 73.6%보다 12.3%p↓
단대부고 40.9% 불과…"강남권 일반계 절반 재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강남 8학군'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대학 진학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진학자가 절반도 되지 않았다.

대입에서 학생부 위주 수시모집 비중이 확대돼 내신 경쟁에서 불리한 데다 '의대 열풍'에 재수를 감수하는 학생이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뉴스1과 종로학원이 최근 학교알리미와 교육통계서비스에 공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고교의 대학 진학률은 73.6%로 전년도 72.8%보다 0.8% 포인트(p) 증가했다.

전체 고교 졸업자 39만 4058명 중 28만 9918명이 대학(전문대 포함)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률이 소폭 상승한 것은 고교 졸업자 수가 전년도(42만 9910명)보다 3만 5852명(8.3%) 감소한 영향이 크다.

17개 시도 중 서울의 대학 진학률이 61.3%로 가장 낮았다.전국 평균보다 12.3%p 낮다. 전년도(59.5%)보다 약간 늘긴 했지만 2000년 이후 25년 연속 최하위다. 서울의 대학 진학률은 전국 평균보다 10~16%p 낮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종로학원 제공

서울 25개 자치구별로 보면 대표적 교육특구인 강남구가 47.4%로 가장 낮았다. 전국 229개 시·군·구 중 대학 진학률이 가장 낮다. 서초구도 53.7%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중구가 53.6%로 강남구에 이어 두 번째로 대학 진학률이 낮았지만, 이는 중구 관내 11개 고교 중 6곳이 특성화고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대학 진학률이 전년도보다 상승한 것과 달리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구와 서초구, 양천구(57.4%)는 전년도보다 하락한 것이 눈에 띈다.

서울뿐 아니라 대표적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서초구의 대학 진학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것은 재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서울 소재 대학에 수험생이 희망하는 대학이 집중돼 있고 합격선이 높아 모집 비율이 큰 내신 중심의 수시모집에서 서울 지역 고3 재학생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의 대학 진학률이 낮아진 것은 고3 재학생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 주요 대학과 의약학 계열 지망이 많기 때문에 재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제공

학교별로 보면 일반고 중에서는 강남구 소재 단대부고의 대학 진학률이 40.9%에 불과했다. 강남구에 있는 청담고(43.9%) 영동고(47.5%), 진선여고(47.1%)와 서초구에 있는 서울고(49.7%), 서문여고(49.4%)도 50%가 되지 않았다.

서울 지역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17곳의 대학 진학률은 평균 53.1%로 서울 평균보다 8.2%p 낮았다. 자사고 중 대학 진학률이 50% 미만인 곳은 모두 5곳이다.

강남구에 있는 중동고(41.9%), 현대고(44.2%), 휘문고(44.5%)를 비롯해 양천구 소재 양정고(49.1%)와 성동구 소재 한대부고(40.4%)의 대학 진학률이 50%가 되지 않았다.

특히 강남구는 18개 일반계 고교(일반고+자사고) 중 절반이 9개교의 대학 진학률이 50% 미만이었다. 서초구도 10곳 중 2곳이 50%가 되지 않았다.

오 이사는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소재 일반계 고교 학생 중 절반 가까이 재수를 한다고 볼 수 있다"며 "강남권 학생이 우스개로 얘기하는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는 것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경우"라고 말했다.

종로학원 제공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