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코앞인데…학교 절반서 인터넷 속도 점검도 안 했다

1차 점검 학교 4곳 중 1곳, 조치 필요해
"학습기기 보급·개선 필요한 학교 더 늘 듯"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를 찾은 관람객이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약 3개월 남았으나 무선 인터넷 속도를 점검하지 않은 학교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로 무선 인터넷을 점검한 학교도 4곳 중 1곳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5년 AIDT 대상학년(학교) 디지털 인프라 1차 진단결과'에 따르면 전체 진단대상 학교 1만2090곳 중 무선 인터넷 속도 점검을 하지 않은 학교는 6631곳(54.8%)이었다.

1차로 무선 인터넷 속도를 점검한 학교는 5459곳이었다. 그중 1452곳(26.6%)은 속도 개선이 필요했다. 1300곳은 교실의 무선AP에서 적정 대역폭이 확보되도록 조치가 필요했고, 152곳은 최신AP로 교체해야 했다.

AI 디지털교과서에 활용되는 디지털 기기의 경우, 아직 기기 보급이 되지 않은 학교가 1720곳이었다. 그마저도 1차로 기기 수량을 확인한 학교 6749곳(55.8%)에서 나온 결과다. 나머지 5341곳(44.2%)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보급이 필요한 학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기기 성능에 대해 1차 점검을 완료한 학교는 6792곳(56.1%)이었다. 그중 155곳(2.3%)에서는 터치 불량, 액정 잔상, 배터리 고장 등 문제가 확인돼 개선이 필요했다.

충전보관함은 1차 점검 학교 6792곳 중 보급이 필요한 학교가 564곳(8.3%)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338곳 학교 중 435곳(32.5%)에만 기기가 보급됐고, 나머지 903곳(67.5%)에 아직 기기가 보급되지 않았다.

강원지역은 학교 573곳 가운데 102곳(17.8%)에서 기기 성능개선이 필요했고, 경남은 1001곳 중 419곳(41.9%)이 충전보관함 보급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 무선 인터넷 속도의 경우, 대전 307곳 중 190곳(61.9%), 인천 514곳 중 268곳(52.1%), 강원 573곳 중 279곳(48.7%), 경남 1001곳 중 374곳(37.4%)에서 개선이 필요했다.

디지털 튜터 등 지원 인력 배치의 경우, 경남이 1001곳 중 38곳(3.8%), 인천 514곳 중 27곳(5.3%), 강원 649곳 중 59곳(9.1%), 전북 765곳 중 180곳(23.5%)에 그쳤다.

인프라 점검이 완료되면 디바이스 보급, 교체, 성능 및 속도 개선이 필요한 학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디바이스, 무선 속도 등을 종합 점검·개선해 AI 디지털교과서 사용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계획"인 입장이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AI 교과서 도입이 오히려 교사들을 교육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게 아닌지 크게 우려된다"며 "교육부는 학교 현장 교사들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과도하게 부여된 업무와 책임부터 정상화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교육적 효과 연구와 사회적 합의를 비롯해 법적 근거, 교과서 제작 및 보급, 교원 연수, 인프라 구축 등 모든 준비가 미흡하다"며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집중하게 되기는커녕 인프라 관리까지 떠맡게 된다"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