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만 어려웠던 수능?…의대 '지원만 하면 합격' 현실화하나
의대 증원에 중복합격 늘고 추가 합격자 대폭 증가 전망
최상위권 동점자 속출 땐 과목별 가중치 따라 합불 갈려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는 평이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최상위권 중 동점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탐구영역이 당락을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같은 한 문제를 틀리더라도 선택 과목 가중치에 따라 합격 여부가 갈릴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의대 모집정원까지 1500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중복합격이 대폭 늘어 극단적으로는 최상위권 수험생이 의대에 지원하면 무조건 합격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의 수시 추가합격자는 1645명으로, 모집인원(1658명) 대비 99.2%를 차지했다.
의대에 지원하는 최상위권 수험생이 평균적으로 2개 대학 이상에 합격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모집인원에 준하는 추가합격자가 발생했다. 수시 미충원 인원은 33명에 달했다.
올해는 의대 증원으로 수시 경쟁률이 24.01대 1로 전년(30.55대 1)보다 낮아져 중복합격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수시 미충원 인원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의대가 수시에서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정시 모집으로 해당 인원이 이월된다.
정시에서 최상위권 수험생의 점수대는 더욱 촘촘하게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능에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휴학 중인 현역 의대생들도 대거 합세하면서다.
실제 수능 가채점 결과 경북에서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에서만 한 문제 틀려 1등을 차지한 조경훈 씨 역시 계명대 의대 재학생이다.
입시업계는 올해 수능이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최상위권 수험생 중 동점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중복 합격자가 다수 발생해 수시뿐 아니라 정시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상위권 동점자가 많을 것"이라며 "수학과 과학탐구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에 두 영역에서 고득점을 받은 학생의 지원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정된 수능 고득점 자원 중 중복합격이 다수 발생할 경우엔 극단적으로는 의대에 지원하면 모두 합격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이 쉽게 출제돼 동점자가 많아졌을 수 있다"며 "동점자가 많아지는 구간대에서 과목별 가중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대학들도 고민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정된 수능 고득점 자원에서 중복합격이 다수 발생할 경우 극단적으로는 지원자 전원이 의대에 합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올해 시험이 비교적 쉽게 출제됐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 의대의 합격 커트라인이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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