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생 조건없는 휴학' 승인…의료계 "늦었지만 환영"
대한의학회·의대협회 "정부와 신뢰 쌓는 출발점 되길 기대"
의협 "긍정 평가…전공의 복귀 위한 전향적 태도 변화 기대"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교육부가 의대생들이 신청한 휴학계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승인하도록 하는 방안을 수용하자, 의료계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29일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 총장들과 영상 간담회를 개최한 후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이 개인적인 사유로 신청한 휴학에 대해서는 대학의 자율 판단에 맡겨 승인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의료계가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전제 조건으로 대학의 자율적인 휴학 승인을 내걸면서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교육부는 내년 1학기에 복귀하는 의대생들에 한해 휴학을 승인하겠다고 조건을 걸었다. 동맹휴학은 불허한다는 기조를 유지해 대학이 휴학을 승인하려면 학생에게 동맹휴학의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확인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같은 조건부 휴학 승인 방침을 철회하고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학생의 권리인 휴학을 불법휴학으로 규정해 복귀를 강제해왔던 방침을 철회하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라고 본다"며 "무엇보다 제자인 의대생들의 고통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가 정부에 요구했던 '조건 없는 휴학' 처리를 정부가 승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의협은 의대생들의 조건없는 휴학 승인을 위해 여러 단체들을 만나며 정치권, 종교지도자들을 설득해왔다"며 "그 결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가 정부에게 의대생 휴학계 처리 문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처리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길 바란다며 중재안을 발표했으며,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국총협) 역시 교육부에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을 대학별 여건에 맞춰 자율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대생 학부모들은 의대생 휴학 승인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여러 단체의 노력들을 통해 정부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내려졌던 부당한 압박과 인권침해를 거둬들이고 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복귀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태도로 변화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선언한 의대협회와 대한의학회도 입장문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대학은 학생의 학습선택권을 존중하고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제출한 휴학계를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휴학기간에는 학생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이 정상적으로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협회는 지난 22일 대한의학회와 공동 입장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휴학 승인이 이뤄짐에 따라 여야의정이 함께 참여하여 의료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대한의학회는 "이번 결정으로 의대생의 자유의사에 의한 휴학신청이 조속히 승인되길 바란다"며 "학생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이 결정이 의료계와 정부 간 신뢰를 쌓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협의체 참여를 두고 의료계 내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며,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걱정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현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붕괴는 불 보듯 명확한 상황"이라며 의대생, 전공의들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독려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협의체에 참여해 명실상부한 여야의정협의체가 되어 모든 당사자가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에 임하여 의미 있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협의체가 의료계의 시급한 현안을 논의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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