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국립대병원 적자 상반기만 4000억 넘어

4127억 적자…지난해 상반기보다 2515억 늘어
10곳 모두 적자…서울대 1627억·경북대 612억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서 촉발된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8개월째 이어지며 국립대병원의 적자 폭이 상반기에만 4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3~2024년 상반기 국립대병원 손익 현황'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의 올해 상반기 손실액이 4127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손실액 1612억 원의 2.6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적자 폭이 무려 2515억원(157%) 늘었다. 지난해에는 10곳 중 6곳만 적자였는데 올해 상반기는 10곳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액이 가장 큰 국립대병원은 서울대병원으로 적자 폭이 1627억 원이나 됐다. 이어 경북대 612억 원, 전남대 359억 원, 부산대 330억원, 충북대 263억 원, 경상국립대 210억 원 순으로 적자 폭이 컸다.

전남대병원은 지난해 12억 원가량 흑자를 냈지만 올해 대규모 적자가 나면서 손익 감소율이 3128%에 달했다. 전북대병원도 19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 손익이 2275% 줄었다. 지난해 14억 원의 흑자를 냈던 충북대병원의 손익 감소율도 1961%나 됐다.

국립대병원 측은 경영 위기가 심각해 신속한 재정지원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체제 추진 등 예산 감축을 위한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마이너스 자금 운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강원대병원은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하며 자본잠식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 명령에 따른 전공의 사직 처리 지연으로 손해배상 소송 등 분쟁에 휩쓸려 행·재정적 부담이 크다며 이중고를 호소했다.

부산대병원은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교대 시간을 연장해 운영하고 있으나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는 상태다. 제주대병원도 지역 특수성 때문에 의사 채용의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전남대병원은 의료진의 번아웃이 우려된다며 의사 인력 지원과 상급종합병원 수가에 준하는 다양한 수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현재 누적 적자가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어 경영안정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의료대란 때문에 지방의료 보루인 국립대병원이 누적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로 고사 위기"라며 "정부는 더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긴급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