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학폭 최대치에…교원단체, 학폭예방법 개정 촉구

교총 '우려'…"기존 학폭 대책으로 효과·한계 한계"
전교조 '비판'…"교육부, 기존 정책 미흡함 외면해"

학교폭력 피해 학생 어머니가 전국 학교·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는 학생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교원단체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학폭예방법) 개정을 촉구했다.

25일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발표한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피해 응답률'은 2.1%로 2013년(2.2%)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신체 폭력은 줄었으나 사이버·성폭력이 증가했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코로나19 이후 지속해서 증가해 우려된다"며 "기존 학교폭력 대책만으로 효과나 예방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확한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사이버·성폭력 비중 증가에 대해선 "이미 지난해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경계와 대비를 주문했음에도 최근에서야 '아동·청소년 딥페이크 처벌강화법'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한 것은 상당히 늦은 감이 있다"고 짚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육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는 "학교폭력 피해 증가세가 둔화했을 것으로 판단해 교육부가 기존 정책들의 미흡함을 외면했다"며 "학폭예방법의 학교폭력 개념은 지나치게 넓으며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는 인력 부족과 조사 절차의 번거로움, 조사관의 전문성 문제로 현장에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교육부의 범부처 협업, 학교별 맞춤형 지원과 같은 방안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대책들의 나열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지금까지 누적된 대책들에 대해, 학교가 사법화돼 학교폭력 사안 처리를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라고 꼬집었다.

교원단체들은 학폭예방법 개정과 현장 교원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총은 "수사권도 없는 교원이 가정과 외부에서 발생한 사안까지 조사·처리하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교권 침해의 원인이 된다"며 "학교폭력의 범위를 '학교 내외'가 아닌 '교육활동 중'으로 제한하는 학폭예방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교조는 "학교가 사법적인 사안 처리가 아닌 관계 회복과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며 "공감·의사소통·감정조절과 인성·체육·예술 교육 활동을 위해 충분한 교사가 필요하고, 갈등 상황을 교육적으로 해결할 권한도 교사에게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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