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선거, 정책보다 '정치' 우선…보수·진보 '단일화' 열중
보수·진보 양 진영 단일화 혼전…25일 후보자 확정
"많은 후보 난립…이념 편향적 정책 추진" 비판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등록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보수와 진보 진영 가리지 않고 후보 단일화 작업에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일화 과정을 두고 후보자들의 사퇴는 물론 독자 출마까지 잇따르며 혼란이 거듭되면서, 학생들의 미래교육을 책임지고 정책공약 경쟁이 돼야 할 교육감 선거가 과도한 '정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는 이날부터 22일까지 이틀간 1차 추진위원 투표(1인 2표)를 통해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다.
당초 8명의 후보가 있었으나 전날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의 탈퇴와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김경범 서울대 교수의 불출마로 나머지 후보 5명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현재 남은 후보는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이다.
추진위는 3명의 후보 가운데 24~25일 여론조사 결과와 1차 추진위원 투표 결과를 50:50 비율로 반영해 단일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보수 진영도 단일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단일화 기구인 '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 3명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22일까지 여론조사를 진행, 최고 득표자를 25일 단일 후보로 발표한다.
해당 기간 두 개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서울시민 유권자 500명씩을 대상으로 후보 적합도 조사를 벌이고, 조사결과를 합산해 최고 득표자를 25일 11시에 중도우파 교육감 단일 후보로 추대한다.
양 진영 모두 단일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정작 교육감 선거의 본질인 학생을 위한 '교육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어떤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할 지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겠다는 정책 경쟁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두 진영 모두 단일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정당에선 사전 후보 경선을 거쳐 당의 후보를 정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해당 절차가 없어 많은 후보가 난립한다"며 "극단적 성향을 가진 임의 단체 주도로 후보단일화 작업이 이뤄지고, 당선된 후에도 교육감이 조직에 휘둘리며 학생과 교육의 미래가 아니라 특정 이념 편향적인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의단체 주도의 후보단일화를 넘어서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한적 주민직선제'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교육 정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주민까지 포함하는 전체 선거보다는 정책 영향권에 있는 사람들에게 제한적으로 선거권을 주는 방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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