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감당 못할걸? 미니 의대 지원 피하자"…수험생들 눈치 싸움

13일까지 전국 의대 39곳 모두 수시 원서 접수
"정원 100% 이상 증가시 감당 불가"

(10일 수험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 지 사흘째인 11일 의과대학을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원서 접수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폭이 줄지 않자 수험생들 사이에선 불안감과 동시에 많은 인원이 늘어난 기존 '미니 의대'는 지원을 피하자는 의견까지 나온다.

단국대(천안) 의대가 이날 가장 마지막으로 원서 접수 행렬에 동참하면서, 전국 의대 39곳 모두 13일까지 내년도 신입생 수시 원서를 접수한다.

정부가 의대 증원에 따라 2030년까지 총 5조 원을 투입해 시설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전임교원 확대 등 내용을 담은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방안'을 발표했지만 의대 증원 취소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현재 의료계에선 당장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전면 백지화'하지 않으면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주 수시 원서를 접수해야 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의대 증원으로 기존 학년당 정원이 40~50명 미만이었던 '미니 의대' 가운데 정원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가천대와 충북대 등과 같은 대학은 지원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적은 인원이 사용하던 강의실과 실습 공간 등을 내년도부터 갑자기 두 배 이상 넘는 인원이 함께 사용하게 되면 수업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인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것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선 "(정원이) 100% 이상 증가하면 절대 감당할 수 없다. 지원을 진심 비추(비추천)한다", "아무래도 피하는 게 좋을 듯", "유급된 학년 학생들이 합쳐졌을 때 어느 대학이 인원이 가장 많은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대학별 지원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29명)을 제외하고 39개 의대가 수시에서 선발하는 인원은 3089명이다. 26개 비수도권 의대에서는 지역인재전형으로 1549명을 모집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시모집 첫날 오후 6시 기준 수시 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한 31개 의대는 모집인원(2635명)보다 많은 3008건의 원서가 접수되며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시 원서 접수 마지막 날까지 수험생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입시 전문가는 현재까지의 대학별 경쟁률은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원서 접수마감 직전 실시간 경쟁률이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 '블랙아웃' 동안 모든 순위는 뒤바뀌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실시간 경쟁률은 의미 없다. 접수 마지막 당일에 다 바뀐다"며 "올해는 의대 증원과 같은 입시 변화가 많은 탓에 수험생들이 더욱 원서 접수 마지막 날까지 신중하게 지켜보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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