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법원 유죄 결정 존중…해직교사 복직, 정의로운 가치"

'해직교사 부당 특별 채용'으로 대법원 유죄…직 상실
"서울 교육 새로운 길 열어…권위주의 학교문화 이제 사라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8월 29일 교육청앞에서 '전교조 해직교사 부당 특채' 최종심 선고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대법원의 유죄 확정으로 직을 상실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법원의 결정은 개인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존중하고 마땅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29일 낮 12시쯤 서울시교육청 1층 로비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해직 교사를 복직시켰다는 이유로 교육감이 해직되는 기막힌 현실에 회한이 어찌 없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대법원은 이날 오전 11시 35분쯤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으로 기소된 조 교육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교육자치법과 공무원법에 따라 조 교육감은 즉시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조 교육감은 "누구나 살면서 몇 번쯤은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로운 가치에 몸을 던져야 할 때가 있다"며 "해직 교사들이 다시 아이들을 만나도록 한 2018년 결정이 그런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복직이) 교육계의 역사적 화해를 위한 조치였으며 사회정의에도 부합한다는 확신은 변함없다"며 "현실의 법정에서는 수용되지 않지만, 가치 있는 일을 위해 고통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10년간 서울 교육이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조 교육감은 "시험 점수로 차별하고 학생의 머리 모양을 단속하며 체벌이 횡행하던 권위주의 학교문화는 이제 사라졌다"고 했다.

그간 노력을 기울인 특수교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교육감은 장애인 학부모들이 주는 꽃다발을 받은 뒤 "특수교육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청을 만들고 싶었다"며 "10년 만에 특수학교 2개를 만들고 지금 다른 2개(학교)를 짓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혁신교육의 성과는 많은 분들의 땀과 눈물로 이뤄진 교육개혁의 결과였다"며 "여러분들이 혁신교육의 불꽃은 계속 태워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자유인으로 열심히 자유롭게 살겠다"며 "10년 동안 성원해 주시고 함께해 주신 서울시민, 서울교육공동체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수백 명의 서울시교육청 직원과 시민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조 교육감의 마지막 모습을 배웅했다. 이들은 100m 남짓한 오르막길을 가득 메우며 조 교육감에게 "고생하셨다"며 인사를 건네고, 눈물을 훔쳤다. 조 교육감은 약 30분간 이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준비된 차를 타고 교육청을 떠났다.

2026년 6월까지인 조 교육감의 잔여 임기는 10월 16일 보궐선거에서 새로 선출되는 교육감이 채운다. 선거 전까지는 설세훈 부교육감이 교육감 권한을 대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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