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평가 강화에 우려 나오자…의대교수들 "최소 검증도 거부하나"
교육부·의총협 "학교 정상화 돼야 계획서 작성 가능"
비대위 "대학·교육부 의대 증원, 졸속 추진임을 자인"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과 대학 평가 기준 강화에 교육부와 '의과대학 정상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가 우려를 드러냈다.
의대 교수들은 교육부와 의총협을 향해 "대학과 교육부가 최소한의 검증조차 거부하려 한다"며 비판에 나섰다. 강화된 평가안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등 6개 의대 교수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평원의 인증평가는 급격하고 과도한 의대 증원 시 온전한 의학교육이 가능할지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의평원은 지난달 30일 2025학년도부터 △평가 항목 수 3배 이상 확대(15개→51개) △2025년 1월 말에서 올해 11월 말로 주요변화계획서 제출 기한 단축△기존에 1회 시행했던 평가를 향후 6년간 매해 시행(6회) 등을 골자로 하는 의대 평가안을 발표했다.
2025학년도부터 10% 이상 정원이 늘어나는 의대는 11월 30일까지 의평원의 기준에 따라 학생·교수·시설·재정 조달 등이 반영된 주요변화 평가계획서를 제출하고 인증평가를 받는다. 평가에서 인증받지 못하면 신입생 모집이 중단될 수 있다.
강화된 평가안에 교육부와 의총협은 우려와 불만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의총협회장을 겸하는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지난달 31일 의평원을 향해 "학생들이 돌아오고 학교 수업이 정상화돼야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교수·시설 등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라는 내용에 대해선 "시대에 따라 중요한 (의료) 분야가 달라지는데, 어떻게 6년 앞을 바라보고 계획을 짜느냐"며 "6년간 교수 수와 시설 공간에 대한 계획을 내는 것도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홍 총장의 발언에 비대위는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증원을 감행하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의대 교수들이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며 "이제서야 준비 없는 증원이 얼마나 무모한지 깨달았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의대 학생들이 교실을 떠나 있는 상황과 의평원 평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학생들이 돌아온 후에야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발언은 억지 주장에 가깝다"라고 지적하며 의평원의 강화된 평가안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무릇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는데, 백 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6년 앞을 내다보는 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난센스라는 대학 총장의 발언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대학과 교육부의 의대 증원이 몇 년 앞조차 내다보지 않는 졸속 추진이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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