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평원 계획에 반발한 의총협, 교육부에 항의 성명문 보낸다
10% 이상 증원 대학, 6년간 매해 평가…탈락 시 신입생 중단
"학생 복귀가 우선…평가서 잘못되면 책임 누가 지나"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발표한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변화평가 계획에 대해 대학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의과대학 정상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에서도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담은 성명문을 교육부, 의평원 등에 보내기로 했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총협에서는 의평원의 '2024학년도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변화평가 계획(안)'에 대해 항의의 뜻을 담은 성명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의총협 회장단끼리는 이미 동의를 이룬 상태며 내용 정리와 자구 수정을 거쳐 전체 총장에게 알리고, 공식적으로 의평원·교육부·보건복지부·총리실에 보낼 계획으로 확인됐다.
앞서 의평원은 지난달 30일 2025학년도부터 △평가 항목 수 3배 이상 확대(15개→51개) △2025년 1월 말에서 올해 11월 말로 주요변화계획서 제출 기한 단축△기존에 1회 시행했던 평가를 향후 6년간 매해 시행(6회) 등을 골자로 하는 의대 평가안을 내놨다.
30개 의대는 신입생 입학으로부터 3개월 전인 11월 30일까지 의평원의 기준에 따라 학생·교원 수, 시설, 재정 조달 등이 반영된 주요변화 평가계획서를 제출하고 인증평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인증받지 못하면 신입생 모집이 중단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의총협회장인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학생도 없는,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평원의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학생들을 먼저 복귀시킨 다음 교육의 질을 담보해야 하는데 순서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20번이나 넘게 학사를 바꾸면서 학생들을 한 명이라도 구제하려 하는데 의평원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혹시라도 평가에서 잘못되면 대학이 자멸해 버리는 데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고 성토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과대학 교수는 "200~300% 증원이 전례가 없는 만큼 의평원이 더 신속하게 계획을 발표해 발생할 혼란을 막았어야 했다"며 "의평원으로부터 대학이 인증받지 못하거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신입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교육부도 의평원의 발표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평가 항목의 과도한 확대, 일정 단축 등으로 대학의 준비에 큰 부담이 된다"며 "국회 예산 일정과 대학의 회계연도 등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평가에 반영할 수 없는 점 등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의총협 등 대학에서 공식 성명문을 보내면 교육부가 의견을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의견 등을 바탕으로 변화평가 계획을 심의해 결과에 따라 이행 권고 또는 보완 지시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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