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교생 2.0% 학교 그만뒀다…13년 만에 최고치
고교생 학업중단 현황…내신 불리 학생 자퇴 늘어
코로나 때 중학교 입학…학교 부적응도 영향 추정
-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지난해 고등학교를 그만둔 학생 비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검정고시를 본 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중학교에 입학했던 지금의 고등학생이 학교생활 부적응 등 이유로 자퇴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2379개 고교의 학업 중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학교를 그만둔 학생이 2만 5792명에 달했다.
전체 고교 재학생(127만 6890명)의 2.0%가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난 것이다. 학업 중단 학생 비율이 2010년 2.0%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다.
고교생 학업 중단 비율은 2015년 1.3%까지 떨어졌다 늘기 시작해 2019년 1.7%까지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던 2020년 1.1%로 낮아졌으나 2021년 1.5%, 2022년 1.9%로 계속 증가 추세다.
학교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학교를 그만둔 학생이 일반고 1만 7240명(1.7%), 외국어고·국제고 366명(1.9%),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378명(1.3%), 마이스터고 266명(1.5%)이다.
지난해 학교를 그만둔 일반고 학생은 2022년 1만 5520명보다 11.1%(1720명) 증가했다. 외고·국제고는 전년 317명에서 15.5%(49명) 늘었다. 자사고는 전년 338명에서 11.8%(40명) 증가했다.
일반고에서 학업 중단 학생은 1학년이 9646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일반고 1학년 학생의 2.6%가 학교를 그만뒀다. 1학년에 이어 2학년 6767명, 3학년 827명 순으로 많았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지난해 학교를 그만둔 고교생은 강남구 317명, 송파구 238명, 노원구 208명, 서초구 192명 순으로 많았다. '사교육 특구'로 불리는 지역들이다.
고교생 학업 중단 비율도 강남구(2.68%), 서초구(2.68%), 송파구(2.17%) 등 사교육 특구로 꼽히는 강남 3구가 가장 높았다.
학업 중단 학생이 증가한 데는 우선 내신이 불리해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본 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많아진 영향으로 추정된다.
현재 수시모집에서는 1학년 1학기에서 3학년 1학기까지 5개 학기의 내신이 반영된다. 학교 내신 등급이 나오는 과목 수 기준으로는 1학년 때가 46%로 가장 많고 2학년이 40%다. 내신은 사실상 고1 때 결정되는 구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업 중단 후 검정고시, 수능 정시로 대입 전략을 수정한 학생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고·국제고 학생의 학업 중단은 이과 선호, 의대 쏠림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jin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