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총장 "의대생 집단유급 학년제로 극복 가능…급여 지급 중단 없다"

김진상 경희대 총장 기자간담회…플랜D까지 준비 "학생 보호할 것"
교육부에 "무전공에 한해서 수도권정비계획법 풀어줘야" 요구

김진상 경희대학교 총장이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김진상 경희대학교 총장이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위기에 대해 "정부에서 얘기한 대로 학년제를 통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며 플랜 D까지 세워 유급 사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9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생을 최대한 보호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은 "학생을 최대한 보호한다는 게 기본 철학이고, 지금 (유급) 제도가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는 다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선 대학에서 자율권을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교육부에서도 공감하는 걸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대 증원 갈등으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집단 유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집단 유급 사태가 발생하면 내년도 의사 인력 수급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교육부는 수업일수 법정 기준을 학기 단위가 아닌 학년제로 할 경우 당장의 유급은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은림 경희대 학무부총장은 "플랜 A부터 D까지 준비해서 변화에 대처해나갈 예정이고 학년제는 최후의 보루로 보고 있다"며 "7, 8월까지 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 수업 일수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휴학을 허가해야 할 상황까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이 그런 궁지로까지 몰리지 않도록 최대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말 교육부 장관과 대학 총장들 간 간담회를 통해 문제를 논의해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경희의료원이 직원들에게 급여 지급 중단과 희망퇴직을 언급한 데 대해 김 총장은 "위기를 극복해 보자는 의미에서 그런 거고, 절대 급여 지급 중단 같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 총장은 무전공 제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총장은 이원화 캠퍼스가 있는 대학들은 무전공에 한해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풀어줘야 한다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캠퍼스 간 인원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인문·사회계열과 이공계열의 융합적 교육을 시행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총장은 다른 이원화 캠퍼스를 갖춘 수도권 대학들과 이 같은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무전공 입학이 확대될 경우 인가 학과 쏠림 현상이 심화할 거라는 지적에 대해선 전공 탐색 과정을 충분히 제공해 특정 학과 편중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덕성여대 독문·불문과 폐지로 불거진 인문대 위기와 관련해선 "인문학적 사고가 모든 학문에 필요하다고 보며, 보호해야 할 학문을 묶어놓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