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경상·울산대 의대 수업 재개…'총선 참패' 정부, 증원 강행할까
이달 중 39개교 수업 진행…의대생 '55.4%' 휴학 신청
다음 달 신입생 모집요강 촉박한 일정에 대학가 '촉각'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이번 주 가톨릭대와 경상국립대, 울산대 등이 추가로 수업을 재개하면서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80%인 32곳이 수업을 진행한다.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의대생 휴학계 제출은 여전히 늘고 있고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올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22일부턴 강원대와 아주대, 중앙대 등 7개 학교가 개강해 다음 주면 순천향대를 제외한 39개 의대가 모두 수업을 재개한다.
다수 대학들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정상적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일정 기간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진행에도 불구하고 의대생의 휴학계 제출은 계속 늘어나 누적 1만 442건으로 전체 재학생의 55.6%에 달한다.
실제로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이보다 더 많다. 교육부가 휴학을 신청했지만 요건을 갖추지 못한 휴학계는 집계에서 제외해 발표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미 유급을 감수하고 휴학계를 제출해 대학이 휴학계를 수리할 때까지 학교 수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제22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를 맞으면서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던 '의대 2000명 증원'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기대까지 겹쳤다.
총선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하고 보건복지부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또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을 잇달아 취소했다.
총선 전 의대 증원 정책엔 변함없이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며 대화에 나서달라고 연일 브리핑을 열던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로, 정부 동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학들은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그대로 강행해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정원 배분 작업까지 마친 데다 다음 달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까지 발표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인데 정책에 변경이 생길 경우 대학들도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의대가 있는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금도 시간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학생들이 계속 돌아오지 않는다면 결국 휴학을 승인해줄 수밖에 없다. 의대 증원이 조정될 경우 대학들도 큰 혼란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2000명이라는 증원 인원 자체가 조정이 될 경우, 대학별 정원도 변동이 생길 것이고 의대 측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증원을 신청했던 대학 본부와 의대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이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은 25일부터 대규모 사직을 예고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그동안 병원을 지키고 있던 교수들의 정신적, 육체적 한계와 예정된 대규모 사직을 초래할 수 있는 의료 대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정부에 신속하고 성실한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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