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연기 어렵다"…의대, 이번주 속속 수업 재개

경북·전북대 8일 개강…"집단 유급 막으려면 수업해야"
가톨릭·원광·전남대 등 15일…교육부 "현황 파악 예정"

4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교 의대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4.4.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임충식 기자 = 증원 정책에 반발한 학생들의 휴학 신청과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으로 휴강 중인 전국 의과대학들이 이번 주부터 속속 개강에 나선다.

학생들의 '집단 유급' 사태를 막고 법으로 정해진 수업 일수를 채우기 위해선 더 이상의 학사 일정 조정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북대는 8일부터 수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수업은 우선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를 병행해서 진행될 예정이다.

의대 재학생 665명 중 641명이 휴학계를 낸 전북대는 학생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자 여러 차례 휴강을 연장하며 수업을 미뤄왔지만, 더 이상의 개강 연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북대 관계자는 "더 이상 학사일정을 조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의과대학 수업을 8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다. 대규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수업이 시작돼야 한다"고 전했다.

경북대 의대 역시 같은 날 수업을 재개하고 학생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경북대는 전국 의대생이 동맹 휴학 등 집단 움직임에 돌입한 2월 20일부터 5차례 휴강을 연장해 왔다.

이번에 개강을 또다시 미루게 될 경우 학생들이 수업 일수를 정상적으로 채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학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정해진 최소 수업 일수를 채워야만 한다.

학기당 15주 이상의 수업시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건데, 5월까지 넘어가게 되면 여름방학 없이 주간과 약간 모두 수업한다 해도 수업 시간을 채우기가 어렵다.

학생들의 휴학계 제출 현황 등 상황을 살피며 여러 차례 개강을 연기해 온 대학들은 이달 중하순을 '개강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가톨릭대와 성균관대, 원광대, 전남대도 15일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30일까지 방학을 미뤄둔 중앙대 의대는 다음 달 1일 개강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수업이 재개됐는데도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집단 유급 사태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대부분 의대는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을 주는데, 의대는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4일까지 정상적인 신청 절차 등 요건을 모두 갖춘 의대생의 유효 휴학 신청은 누적 1만 366건이다. 전체 의대생(1만 8793명)의 55.2% 수준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어느 정도 수업을 재개했는지 파악해 볼 것"이라며 "몇몇 대학이 개강하는 만큼 다른 대학도 동향을 살피고 일정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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