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교사 특별채용' 조희연 2심도 징역형 집유…3선 정책추진 제동

확정땐 교육감직 상실형 유지…조희연 "즉시 상고"
대법원 최종 판결 확정되기 전까진 직 유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해직교사 부당채용' 혐의 2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해직교사 부당채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조 교육감은 이날 즉시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향후 서울 교육정책 추진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 김진하 이인수)는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별채용의 전체 경과를 비춰보면 공모 조건이 최소한의 실질적 공개 경쟁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가 없다"며 "해직교사 5명 복직이라는 계기와 목적이 채용의 최종단계까지 이어졌고, 조 교육감은 실질적 공개경쟁석 확보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는다"며 조 교육감과 검사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조 교육감은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재판에서 바로잡히기를 소망했는데 안타깝다"며 "법리 해석에 이견이 있었다. 즉시 상고해서 이를 바로잡아 무죄를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이 확정됨에 따라 조 교육감이 내세우는 1인 1 디지털 학습기기 지원 '디벗' 사업과 농촌유학 등 역점 사업 추진에도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뜩이나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가 조 교육감이 이끄는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불협 화음을 보여 왔는데, 이날 징역형 확정으로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그간 도덕성을 내세웠던 진보 교육계 입장에서도 다소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지방선거 결과 '9대 8'로 팽팽했던 교육감 선거 지형이 이날 조 교육감의 징역형 확정으로 자칫 보수 진영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8년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된 이후 2014년 첫 임기를 시작으로 최초 3선에 성공한 조 교육감은 진보 교육을 이끌어온 대표 주자로 꼽힌다.

서울형 혁신학교, 무상급식 확대, 학생인권조례 시행, 자율형사립고 반대 정책 등을 펼치며 진보 교육감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워 왔다.

조 교육감은 2018년 10~12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해직교사 4명 등 총 5명을 부당한 방법으로 특별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교육감은 부교육감 등의 반대에도 인사담당자들에게 내정자에게 유리한 채용공모 조건을 정하게 하고 공개·경쟁시험인 것처럼 가장해 채용절차를 진행한 뒤 일부 심사위원에게 특정 대상자에게 고득점을 부여하도록 의사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항소심에 앞서 1심 재판부는 채용과정의 위법성을 인정하며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지난달 2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교육감이 특별채용을 했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졌고 지원자들은 임용 기회를 박탈당했했다"며 "불법 채용이 반복되지 않고 반칙이 통용되지 않도록 엄중함을 보여달라"고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교육감은 최후변론에서 "저는 해직교사들을 약자라고 생각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이 사안은 해고된 교사의 노동자 복직이라는 공적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선거법과 교육자치법 등에 따라 조 교육감은 이날 1심 판결과 같이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됐다.

다만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진 직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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