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지역인재 20% 선발 의무화(종합)

16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운영 실태 점검 위해 5년 마다 성과 평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남해인 기자 = 내년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될 예정이던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의 존치가 확정됐다.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는 '지역인재 선발'을 도입해 모집정원의 20% 이상을 해당 학교 소재 시·도 학생으로 선발해야 한다.

교육부는 16일 오후 이같은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시행령은 다음달 1일 시행된다.

문재인 정부가 일괄 폐지를 주장하며 법 개정을 추진한 이후 햇수로 4년만에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고 공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확대하기 위해 법 개정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법령상 학교 구문 없어져…전문교과 통합 운영·교명 변경 가능

외고와 국제고는 법령상 학교 구분이 사라지며 각 학교의 전문교과를 통합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존처럼 특수목적고등학교 지위를 유지하고 희망하는 경우에는 '외국어·국제계열 고교' 유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희망할 경우 기존 외고·국제고의 전문교과를 통합운영하거나 교명 변경도 가능하다.

사교육 유발, 우수 학생 선점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처럼 일반고와 함께 '후기 선발' 방식을 유지하고 1단계 내신성적(서울 자사고는 추첨 선발)·2단계 인성면접으로 구성된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계속 운영한다.

◇전국단위 자사고 모집정원 20% 이상 '지역인재 선발'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는 모집정원의 20% 이상을 해당 학교 소재 시·도 학생으로 선발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미 실시하고 있던 사회통합전형의 경우 20% 의무선발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되 미충원 인원의 절반을 일반전형으로 충원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인인재 선발 확대 방안이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지적에 대해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는 대표적 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고교 서열화에 따른 사교육이 더 과열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선 입학전형 영향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면접 문항이나 전형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서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위반 시에 제재 조치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인재 선발의 구체적 대상은 현재 해당 지역의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미충원 우려에 대해선 "지난 3년간 통계를 보면 지역인재선발 의무화하는 10개 자율형 사립고에서 이미 지역인재선발을 53% 정도 하고 있다"며 제도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외고와 국제고 등 무상교육 대상이 아닌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수익자부담금액은 사회통합대상자는 평균액을 내서 실비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성과 평가 실시·'자율형 공립고 2.0' 추진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시·도교육감은 5년마다 학교 운영 성과를 평가한다.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될 경우 학교에 개선 계획을 요청할 수 있다.

교육부는 기존 자율형 공립고를 존치하며 5년 이내로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5년이 지나면 다시 5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자율형 공립고 2.0'을 추진, 시·도교육청이 지역·학교별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학교 교육을 혁신할 수 있도록 3월부터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율형 공립고는 정부 예산을 받지만 학교 운영,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를 말한다.

교육부는 지역발전특구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높다면서, 자율형 공립고 2.0은 지자체와 대학들, 중요한 단체들과 기관들이 공립고와 협약을 맺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위탁경영이라 할 만큼,중요 파트너들이 공립고의 질 제고를 위해 참여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다양성 보장을 위해 자사고 존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부총리는 "다양성이 교육 발전의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사고나 특목고를 존치하면서도 일반고의 다양화와 고교학점제의 현장 안착에 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 소속 순회교사의 교육경력 인정 근거를 명시하는 '교원자격검정령 일부개정령안'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이 외에도 대학 소속 교원양성위원회가 교육과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할 때 재학생의 의견을 미리 듣도록 하는 규정과 외부인사 위촉 시 해당 학교 졸업생을 우선 위촉하도록 하는 규정이 개정안에 포함됐다.

rea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