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기하' 제외에 "수능 반영돼야 의미 있는 것 아냐"[일문일답]
"고교학점제로 과목 늘어…수능은 공통과목 중심으로 가야"
대입 수시·정시 시기 조정은 "국교위 주도로 중장기적 검토"
- 서한샘 기자,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남해인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미적분Ⅱ와 기하가 제외된 데 대해 "수능이 모든 과목을 포괄할 수는 없다. 다양한 교과가 있지만 특정 교과가 수능에 반영돼야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과목 숫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능이 공통과목 중심으로 가는 것은 큰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 확정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 부총리, 최은희 인재정책실장, 정성훈 인재선발제도과장과의 일문일답.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을 도입하지 않게 된 배경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챗GPT가 인간 이상의 역할을 하는 시기에는 수학 교육 방식도 달라져야 된다. 너무 어렵게 문제풀이 중심으로 수능을 치르면 아이들이 흥미를 잃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화수학을 제외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중심으로 집중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교육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힘든 영역을 모든 아이에게 공부하게 하는 것이 불필요한 사교육도 많이 유발했다고 생각한다.
-심화수학 도입 검토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은.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방향으로 계속 수학 교육이 발전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학계마다 수능에 특정 과목을 넣어달라는 여러 단체의 요구가 있다.
▶수능이 모든 과목을 포괄할 수는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양한 교과가 있지만 특정 교과가 수능에 반영돼야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또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과목 숫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능이 공통과목 중심으로 가는 것은 큰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수능에서 심화 미적분·기하가 빠지면서 대학 이공계열에서 내신으로 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는 대학 입학처장, 시·도교육감, 교사들과 협의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수능과 유사한 SAT에 의존하는 정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번의 시험 성적만으로 아이들을 평가하진 않는다.
▶(최은희 인재정책실장) 지금도 일부 대학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물론 정시에서도 내신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전공·진로를 잘 준비했는지 보기 위한 것이다. 이를 강제해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대학과 협의해나가겠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권고 내용에 포함됐던 수능과 수시·정시모집 시기 조정은 언제 논의되나. 2028학년도 수능 전에 조정될 가능성은.
▶(이주호) 국교위의 제안은 수시모집으로 인해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이 파행되고 있다는 문제인식에서 출발한 것 같다. 그래서 수시를 수능 이후로 빼달라는 요청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럴 경우 수능을 앞당겨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럼 그만큼 수업이 또 파행된다. 이 역시 결국 대학과 소통을 충분히 해야 될 것 같다.
▶(정성훈 인재선발제도과장) 2028학년도 대입 개편과 무관하게 국교위 주도로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할 때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다.
-수능 시기와 수시·정시 시행 시점은 대입 4년 예고제에 포함되나.
▶(정성훈) 수능 시기는 원칙적으로 시행 2년 6개월 전 발표하게 돼 있다. 수시·정시 시기는 2년 6개월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무력화 우려에 따라 사회·과학 융합 선택과목에 한해 내신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효용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이주호) 고교학점제가 정착하려면 절대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 과목에 한해서라도 먼저 적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교위 요청에 교육부가 화답한 것이다. 절대평가 과목에 너무 몰려 입시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 우려와 필요성 사이에 균형점을 찾아 융합선택 9개 과목을 절대평가로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서 잘 안착되도록 노력하겠다.
sae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