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심화수학 제외, 이공계 경쟁력 하락 우려[2028대입]

학계 "과학기술 경쟁력 약화, 국가경쟁력 약화되는 상황 초래"
"고교서 심화수학 해당 과목 이수 시 가산점 주면 충분" 반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10월30일 열린 교육부 주최로 찾아가는 학부모 정책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 확정안에서 심화수학이 제외되자 최상위권 대학의 변별력은 물론 이공계의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확정안에서는 국교위가 권고한대로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미적분Ⅱ'와 '기하'가 포함된 '심화수학' 신설안이 빠졌다.

국교위와 교육부는 심화수학이 신설될 경우 학생의 학습 부담이 증가할 것을 우려해 심화수학을 제외했다. 심화수학을 신설할 경우 사교육 유인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도 보인다.

심화수학이 제외되면서 학습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이공계의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심화하는 '의대 쏠림' 현상으로 우수한 이공계 인재가 의대에 진학하고 있고,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의대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해 이공계는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수학회는 최근 배포한 성명에서 "미적분Ⅱ와 기하는 이과계열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목"이라며 "(심화수학 제외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에 직결되는 재앙적인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심화수학이 수능에서 제외되면 이공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미적분Ⅱ, 기하 과목을 신설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며 "고등학교·대학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미적분Ⅱ, 기하가 수능 출제범위에서 제외돼 수학이 '문과 수준'으로 출제되는 만큼 의대나 최상위권 이공계 학과에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미적분Ⅱ나 기하 등의 내신 선택과목을 듣는 학생들에 가산점을 주는 등의 형태로 대입 전형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소속 장지환 배재고 교사는 "(심화수학이 제외됐다고) 학교에서 심화수학에 해당하는 과목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대학이 (미적분Ⅱ·기하 역량을) 평가하고 싶다면 심화수학에 해당하는 과목을 이수할 경우 가산점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전형을 운영하면 된다"고 말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