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전 학년·과목 '5등급제'로…절대·상대평가 병기

교육부, 2028 대입 개편 시안 발표…현 중2부터 적용
내신 9등급서 5등급으로…시험에서 '논·서술형' 확대

고교학점제 선도학교인 서울 관악구 구암고등학교에서 열린 '교육과정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선배들에게 선택과목 탐색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현 중학교 2학년 학생들부터 고등학교 내신은 현행 9등급 상대평가 체제에서 '5등급' 체제로 전환된다.

또 모든 학년·과목의 내신 성적에는 성취평가(절대평가)와 함께 석차등급(상대평가)을 병기한다.

교육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시안에 따르면 2025년부터는 고등학교 1~3학년 내신을 5등급 체제로 개편한다.

모든 학년·과목에는 5등급 절대평가(A~E등급)를 적용하고 상대평가 등급(1~5등급)도 함께 기재한다.

등급별로 △1등급 10% △2등급 24%(누적 34%) △3등급 32%(누적 66%) △4등급 24%(누적 90%) △5등급 10%(누적 100%)로 분류해 병기하는 식이다.

대학에는 성취도·석차등급과 함께 성취도별 분포비율, 과목평균, 수강자 수 등 통계정보가 제공된다. 각 대학은 해당 정보를 자율적으로 대입에 활용할 수 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이는 지난 6월 확정한 고교학점제 방안에 대해 제기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다시 수정한 것이다.

당초 교육당국은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부터 공통·선택과목과 전문교과를 모두 A~E 5단계로 성취 수준을 구분하는 절대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고등학교 1학년이 주로 듣는 공통과목은 최소한의 내신 변별을 위해 석차등급(9등급)을 병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당초 방안으로 운영될 경우 절대평가로만 실시되는 고등학교 2·3학년 내신 시험에서 '성적 부풀리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고교학점제를 시범 운영 중인 학교를 모니터링한 결과 A등급 비율은 일반고 22%, 외국어고(외고) 48%, 과학고 59%, 자율형사립고(자사고) 33%였다. 정상분포로 추정했을 때 A등급 비율인 10%보다 크게 높았다.

또 석차등급이 병기되는 고등학교 1학년 내신에서 경쟁·사교육이 과열되고, 2·3학년 때 만회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학업 중단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석차 9등급제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전국 43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부족해 1등급(상위 4%)이 없다.

교육부가 주요 개편 내용으로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학부모 12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내신 절대평가·상대평가 병기에 88.6%가, 5등급 체제 전환에 76.6%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내신 시험부터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논·서술형 문항만으로도 내신 평가가 가능하도록 학교생활기록 작성·관리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교사의 평가 역량을 강화해 논·서술형 평가가 보편적으로 운영된다면 향후 국가교육위원회 등에서 미래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형태로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