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보호 4대 법안 국회 통과…"후속 법안도 신속 처리해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발생 이후 65일 만에 교권보호법 처리
교원단체 "아동학대 관련법 처리, 예산·인력 지원이 남은 과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서한샘 기자 = 교권 보호 4대 법안이 21일 국회에서 처리되면서 교권 신장을 위한 첫 단추가 꿰어졌다.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안,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유아교육법 개정안, 교육기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난 7월18일 이후 65일 만이다.

교권 보호 4대 법안 중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교원이 정당한 생활지도를 했음에도 아동학대 범죄 관련 조사·수사를 받을 경우 교육감이 의견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과 교육활동 침해 학생과 교원을 즉시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밖에 특별교육·심리치료 의무화 대상을 출석정지·학급교체·전학 조치를 받은 학생으로 확대하고, 학교장이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축소·은폐를 시도하는 경우 교육감이 징계 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 행위로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또 학교장에 교원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조치를 하도록 하는 한편 교육활동과 관련한 민원 처리를 학교장이 책임지도록 하도록 규정됐다.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초·중등교육법과 마찬가지로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 행위로 보지 않도록 하고, 유치원 원장·교원이 법령·유치원규칙에 따라 유아를 지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교육기본법 개정안의 경우 부모 등 보호자가 학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협조하고 존중할 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교권 보호 4대 법안이 처리되자 교원단체들은 환영 성명을 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에서 "교총과 전국 교원들의 생활 지도권 법제화, 아동학대 면책권 요구 등 한목소리의 행동이 이뤄낸 결과"라며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원의 교육활동,생활지도를 보호하고 나아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형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4대 법안 통과는 공교육 정사화를 위한 첫 걸음이지만 완성은 아니다"며 "아동학대 관련법이 남아있고, 교육활동 보호 관련 인력·예산은 기대하기 어렵다.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교원단체들은 국회가 교권 보호 4대 법안 처리 이후 후속 법안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원단체와 교원들이 시급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법안은 정당한 교육활동과 아동학대를 분리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개정안,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아동복지법 개정안은 정서적 학대행위 중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생생활지도 행위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는 내용으로, 현재 보건복지위에 계류 중이다.

또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아동복지법 개정안은 초·중등교육법 등에 따른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에서 제외하고, '금지행위' 중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 및 유기·방임행위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이들 개정안의 심사 과정에서 '정당한 생활지도'와 '아동학대'의 기준·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원단체 등은 교원들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으려면 두 개정안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원의 생활지도를 무조건 아동학대와 분리할 경우 아동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