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전면 절대평가' 발표 2월→상반기 연기…"대입 혼란↑"
시·도 교육청서 현장 혼란 우려…교육부와 협의 지연
"대입 직결된 사안…미룰수록 학생·학부모 피해 커"
- 서한샘 기자, 이호승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이호승 기자 = 2월 발표 예정이었던 고교학점제 보완방안 발표 시점이 상반기 중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고교학점제 성취평가(절대평가) 전면 도입을 두고 현장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교육부가 '신중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보완방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시·도교육청에서는 성취평가제 전면 도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교육부는 오는 2월까지 고교학점제 성취평가 시행 방식 등의 내용을 담은 보완방안을 수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도교육청 실무자들은 성취평가제 도입 시 현장 혼란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대입제도 개편, 고교 체제 개편, 고교학점제 성취평가 도입 등은 서로 맞물려 있는 문제인데 아귀가 정교하게 맞지 않은 채 파편적으로 발표될 경우 현장이 혼란스러워질까 우려된다"며 "현재로서는 자기충돌적인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성취평가제 전면 도입은 확정적으로 정해두되 평가의 신뢰도를 담보할 방법, 현장 우려를 줄이는 방법 등을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의를 위해 보완방안 발표 시점도 당초 2월에서 상반기 중으로 연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학점제에서 보완하려는 것은 성취평가 시행 방식"이라며 "교육부가 단독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해서 조금 늦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목의 고교학점제 적용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방안에서는 선택과목을 성취평가제로 운영하되 1학년이 주로 이수하는 공통과목은 석차등급제(상대평가)를 병기해 운영하기로 했으나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1~3학년 전체 내신 성적을 성취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 교육계 "대입 직결된 사안…늦어질수록 학생·학부모 피해 커질 것"
교육계에서는 고교학점제 보완방안 발표가 늦어질수록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고교학점제 보완방안 발표가 늦어진다면 결국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입게 된다"며 "고교학점제가 대입과 직결돼 있어 시간표에 맞아떨어져야 학생과 학부모가 준비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교육부가 준비하는 정책과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정책 방향이 어긋난 상태에서 엇박자가 나오니 혼란만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자사고, 외고를 유지하면서 고교학점제의 보완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도 "정책 결정을 빠르게 해 기간을 두고 예고해야 학생과 학부모가 준비할 수 있는데 전면시행을 불과 2년 앞두고 고교학점제 보완 방안 발표를 계속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송 정책위원은 "고교학점제 보완방안과 고교 다양화 정책, 절대평가 확대, 대입 제도 등에 대한 정책이 서로 맞물리는 것인데 핵심적인 사항을 정하지 않고 이렇게 미룬다면 교육부 정책에 대한 공신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발표 시기는 혼란 없이 발표될 것이고 내신에 대한 신뢰도, 과목 이수 등과 대입도 잘 연계할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상반기 안에 (시·도교육청과) 논의를 마무리 짓고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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