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문대도 위험하다…정시서 절반이 '사실상 미달'
경기·인천 50%가 경쟁률 5대1 미만…32%는 3대1 안 돼
작년 신입생 충원율 50% 못 넘긴 전문대 경기서만 4곳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2023학년도 대입 정시전형이 한창인 가운데 지방대뿐 아니라 수도권 전문대에서도 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모양새다.
1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정시모집 경쟁률을 공개한 경기·인천 소재 전문대학 28곳 중 9곳(32.1%)이 평균 경쟁률 3대 1 미만을 기록했다.
일반 4년제 대학의 정시 지원 횟수가 3회로 제한된 것과 달리 전문대 지원에는 횟수 제한이 없는 것을 감안할 때 경쟁률 3대 1 미만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종로학원의 해석이다.
더 나아가 사실상 경쟁률이 5~6대 1이더라도 모집정원을 채우는 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4년제 대학 또는 전문대 간 복수합격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쟁률 5대 1 미만 대학은 14곳으로, 경기·인천 전문대학의 50%에 해당한다.
여기에 등록 이후 반수를 통한 이탈 현상도 우려를 더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4년제대에서도 자연계 이탈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전문대 또한 자연계열 입학 학생들이 상당수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대학에서는 신입생 입학 후 유지 충원율 관리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전문대가 4년제 일반대학에 비해 국고보조 등이 낮고 등록금 의존도가 높아 재정난 악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 없다.
실제 경기 안산에 위치한 신안산대는 최근 교수와 직원노동조합에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리해고 규모는 각각 50%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병국 전국대학노동조합 정책실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기존에도 임금삭감 등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며 "신안산대 사례가 촉발이 돼 다른 대학들로 확산될까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2022학년도) 전국 전문대 신입생 충원율은 87.0%다.
수도권인 경기에서만 지난해 평균 충원율에 미치지 못한 전문대학이 31곳 중 14곳에 달했다. 광역시인 인천에서도 인천재능대(83.2%)과 경인여대(77.5%)가 평균 충원율을 넘기지 못했다.
충원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학도 장안대(49%) 김포대(48.4%) 두원공과대(38.6%) 웅지세무대학(29.4%) 네 곳이나 된다. 신안산대의 경우 신입생 충원율은 2021학년도에 55%, 모집정원을 줄인 2022학년도에도 63%에 그쳤다.
김병국 실장은 "지난해 교육부에서 3만명 정도가 미달됐다고 발표했는데 그 중 1만명 정도가 수도권의 전문대나 소규모 대학들"이라며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 정책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미달 사태는) 일부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대학의 문제이기도 하고 지역대학의 소멸이 지역 인구 소멸이나 이런 것들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이어 "이를테면 사립대학을 정부 책임형 사립대학으로 구조를 바꿔가면서 정부가 꾸준히 지원을 하고, 지역에서도 교육받을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체계로 가야 된다"고 제안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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