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문해력 프로그램'으로 한글 읽기·쓰기 가능해진 다문화학생들

서울 동부교육지원청 다문화학생 기초문해력 향상 프로그램 결과
음운 인식·읽기·쓰기 모두 향상…부모 모국어 번역된 결과지 제공

서울 동부교육지원청의 'AI 활용 한글 미해득 다문화학생 기초문해력 향상 프로그램' 결과지. 학부모 모국어에 따라 몽골어 등으로 제공됐다. (서울 동부교육지원청 제공)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선생님과 친구들이 하는 말을 조금씩 알아들을 수 있게 돼서 학교생활이 즐거워졌어요. 앞으로 한국어, 한글 공부를 더 해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싶어요."

파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입국해 서울 중랑구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A군은 서울 동부교육지원청의 '인공지능(AI) 활용 한글 미해득 다문화학생 기초문해력 향상 프로그램'을 들었다.

26일 동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A군을 비롯한 기초문해력 향상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은 음운 인식과 단어 읽기·쓰기에서 모두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기초문해력 향상 프로그램은 한글을 깨치지 못한 초·중학교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습 활동이다.

지난 9월14일~12월13일 서울시교육청 난독·경계선 지능 전문지원기관인 ㈜써큘러스리더의 '아이설렘 한글'을 활용, 30회의 학습 지도가 실시됐다. 프로그램에는 몽골, 베트남, 파키스탄, 시리아 등 총 11개국 29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글 철자 발달단계에 따라 마련된 5단계 학습을 모두 마치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AI교사는 학생들의 음성·필기를 직접 인식해 현재 수준을 진단하고 학습 결과를 분석하는 식이다.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은 기초문해력이 향상된 데다 수업 참여도·교우관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운인식 영역은 사전평가 63.5점에서 사후평가 86.7점으로 23.2점 올랐다. 또 단어 읽기 영역은 35.1점에서 61.4점으로, 단어 쓰기 영역은 63.5점에서 86.7점으로 각각 26.3점, 23.2점 올랐다.

프로그램 전에는 대상 학생의 약 69%가 받침이 없는 글자를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 중 89%는 받침이 있는 글자도 읽고 쓸 수 있는 수준으로 한글을 깨칠 수 있었다.

동부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초문해력 향상도 개인 결과지를 학부모에게 제공했다. 학부모의 국적과 선호언어를 사전 조사해 번역된 언어로 결과지를 제작, 한글 학습 내용과 영역별 향상도·학습태도·추후 학습내용 등을 안내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동부교육지원청은 다문화 학생을 위한 어휘·국어기초문법 프로그램도 개설·운영할 예정이다.

김애경 서울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한글미해득 다문화학생의 기초문해력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교생활 초기 정착·교육격차 해소를 지원했다"며 "내년에도 다문화 학생의 기초문해력 향상을 통한 책임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