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졸업유예생 1만6천명인데…국립대 21곳 유예금 징수

국공립대 39곳·대형 사립대 22곳 조사…20곳은 제도 없어
유예제 운영 41곳 중 22곳 징수…"국공립대부터 없애야"

2022년 11월 기준 대학별 졸업유예금 현황. (대학교육연구소 제공)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코로나19 유행으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졸업을 유예하는 대학생이 올해도 1만6000명을 넘긴 가운데 졸업유예제를 운영하는 대학의 절반가량이 졸업유예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대학교육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졸업유예제도 운영 현황'에 따르면 '국·공립대학'(39개교)과 '입학정원 2000 명 이상 수도권 사립대학'(22개교) 총 61개교 중 41교(67.2%)가 졸업유예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22개교(53.7%)가 졸업유예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사립대는 13개교 중 1개교(7.7%)가, 국·공립대는 28개교 중 21개교(75.0%)가 징수한다.

정률제(기준을 미리 정하고 일정 비율로 부과하는 제도) 부과대학은 16개교로 등록금(수업료 전액 또는 국립대학의 경우 기성회비에 해당하는 수업료②)의 6.5%에서 12.5%까지 징수한다. 정액제(액수를 정해 놓는 제도) 부과대학은 6개교로, 금액은 10만원에서 20만원 사이다.

강릉원주대와 공주교대 등 19개교는 졸업유예제를 운영하지만 별도의 졸업유예금은 없다.

졸업유예제도는 학점 등 졸업에 필요한 요건을 갖춘 수료 상태에서 졸업 시기만 연기해 학사 학위 취득을 유예하는 제도를 말한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졸업예정자들이 학적을 유지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이 제도를 이용한다.

교육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졸업유예생은 조사가 시작된 2019년 1만3443명에서 2020년 1만6963명 그리고 2021년 1만9356명으로 늘어난 바 있다. 올해는 1만6044명으로 다소 줄었다.

앞서 국회는 2018년 고등교육법을 개정, 학칙에 근거해 졸업유예제도를 운영하고 각 학교는 졸업유예생에게 학점 이수 등 수강을 의무화할 수 없게 했다. 다만 이를 위반했을 때 별도의 벌칙 조항은 없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졸업유예제 운영 대학은 수강 의무가 없어져 학생 부담이 줄긴 했지만, 졸업유예금을 받지 않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등록금의 6.5~12.5%를 받는 등 편차가 크다"며 "취업 등으로 인해 졸업 유예 학생의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 제도 도입 취지인 만큼 국·공립대학부터 졸업유예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