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73.8만명 필요한데 100만명 양성?…과잉공급 우려(종합)
"상당수 학생 취업 어려움 겪으면 사회문제 가능성"
사교육 증가도 우려…"학교 현장 의견 반영됐어야"
- 양새롬 기자, 서한샘 기자
(서울·세종=뉴스1) 양새롬 서한샘 기자 = 교육부가 오는 2026년까지 디지털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교육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같은 방안은 신기술 분야 실태조사 등을 기초로 2026년까지 약 73만8100명의 디지털 인재가 필요하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취업률 등을 고려해 총 81개 사업을 통해 초급(고졸·전문학사) 16만명, 중급(학사) 71만명, 고급(석·박사) 13만명 등 총 100만명 플러스 알파(α)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교육부는 이미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양성'을 주문받아 특별팀을 꾸리고, 반도체 관련학과 신·증설 등을 통해 10년간 반도체 인재 15만명을 키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 디지털 인재양성이 추가되는 것인데, 결국 특정 분야로만 과잉공급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대학교육연구소 추계에 따르면 당장 2024년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39만여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이는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교육부가 밝힌 대로 "디지털 분야는 기술 발전 속도와 경기변동이 크고, 일반산업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복합돼 디지털 인재 수요의 정밀한 전망에 한계"가 있는데 이들 분야에서 공급 전망치를 다 소화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경우 학생 입장에서는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 벌어져 취업이나 처우 등에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발표된 방안에는 이에 대한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눈에 띈다. (공급이) 26만2000명 많다"며 "과잉공급은 업체에게는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이지만, 학생에게는 불투명한 미래다. 상당수 학생들이 취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면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학력별 편차도 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정부 방안을 보면 고졸과 전문대졸은 9만명 수요에 16만명 공급으로, 공급이 수요의 177.8%다. 대졸은 136.5%이고, 대학원졸은 101.6%"라면서 "대학원졸은 적정 공급인 반면 고교와 전문대일수록 과잉공급이 심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정부의 인력 양성이 학생, 저학력, 지방대에 도움이 되는지 점검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방안의 큰 특징은 교육의 대전환"이라며 "교육부 내부에서의 대학 연계성, 초·중·고·대 연계뿐만 아니라 기업체와 연계해서 같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원 확보 문제도 제기된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구두논평에서 "(디지털 인재양성)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근본적인 고민은 없어 보인다"면서 "당장 아이들을 가르칠 교원 확충이 핵심인데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2~3년간 기간제 교원이라든지 외부 강사로밖에 대처할 수 없는 한계가 또 나왔다"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별도 사교육 유발 없이 학교체제 내에서 안정적으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초등학교에는 정보선택과목을 도입하고, 중·고등학교에는 개설과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 정책본부장은 "선생님과 학교 교육의 현장에 밀접한 문제인 만큼 당사자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석환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이같은 지적에 대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또는 새로운 과목을 도입할 때 늘 제기가 되고 있는 학교 내에서의 교육체제 마련이 미흡한 점을 이번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계기로 그리고 교육과정 개정을 계기로 해서 이러한 요구들을 학교 내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짜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전 국민이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필요는 없다. 초중고 학생들에겐 창의적 역량과 디지털 문해력을 키우는 것이 교육적으로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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