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한·중, '의리'로 공동발전 이루자"

4일 서울대 강연…한중 평화·교류 증진, 동반 발전 강조
'중국의 꿈' 역설…"평화·협력·배우는 대국 될 것"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방한 이틀째인 4일 오전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강연하고 있다. © News1 한재호 기자

</figure>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 둘째날인 4일 오전 서울대학교 글로벌교육센터에서 열린 강연에서 양국 간의 평화와 화합, 교류 증진을 통한 동반자적 발전을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초의 대중강연으로 서울대 학생 200여명과 교직원, 국회의원과 기업인, 내외신 취재진 등 40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오전 10시40분쯤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보좌진들을 대동하고 강연장에 들어선 시 주석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을 한국어로 해 좌중의 박수를 받았다.

시 주석은 "중국 정부와 인민들을 대표해 한국 국민들께 성심어린 인사와 아름다운 축언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뗀 뒤 '좋은 이웃은 금을 주어도 바꾸지 않는다'는 중국 격언을 인용하며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이웃 나라인 동시에 양국 국민들은 오래전부터 서로 돕는 전통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1992년 수교 이래 양국 관계는 상호 존중과 신뢰의 원칙 하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현재 한국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투자협력대상국 중 하나로 현 추세로라면 2년 내 인적 왕래 1000만명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 주석은 이날 강연에서 '중국의 꿈(中國夢)'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평화의 대국(大國), 협력을 추진하는 대국, 배우는 대국이 되겠다"고 중국의 발전 방향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시 주석은 먼저 "'강한 국가도 호전(好戰)하면 망한다'는 격언을 들며 천하태평의 이념을 대대로 전해내려온 중국인은 세계 각국과 평화를 유지하며 발전한다는 길을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절대 다른 국가들 희생시키는 대가로 발전하지 않겠다"며 "개방 전략을 유지하며 주변 나라들의 믿을 만한 동반자로서 아시아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 주석은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의리'라는 단어를 들며 한국과 중국이 상호간의 관계(義)와 이익(理)을 동시에 추구하는 동반자적 발전을 이룩하자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에게는 원래부터 '군자는 의리에 밝다'는 사상이 전해져 온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방중 당시 '먼저 친구가 되라. 그리고 나서 장사를 하자'는 말을 했듯 양국이 의리와 이익을 동시에 다루고 균형을 잡는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이웃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북이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길 기대하고 자주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2008년 중국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한국 국민들이 성금을 모아 전달하거나 중국 자원봉사자가 한국인에게 골수를 기증한 사례를 드는 등 양국 우애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또 강연을 청취하는 학생들에게 "청년은 양국의 미래이자 아시아의 미래"라며 2015년 한·중 대학생 교류 캠프를 열어 서울대생 100명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축사에서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한중 미래비전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등 양국간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시 주석 일행의 이번 서울대 방문은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강(長江) 물은 항상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시 주석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시 주석이 대학교를 방문한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발전 법칙을 강조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큰 기대를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총장은 강연 후 서울대 교정 겨울 풍경을 그린 동양화과 김병종 교수의 작품을 선물로 시 주석에게 전달하며 "소나무의 절개와 기상처럼 양국 관계가 굳건해지길 기원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강연이 끝난 뒤에도 강당 내부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들뜨고 흥분된 모습을 보였다.

국어교육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주경(24·여)씨와 장매림(24·여)씨는 "강연을 재미있게 들었고 시 주석이 청년들에게 희망적으로 받아들여질 메시지를 많이 전했다"며 "실제로 시 주석을 봤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또 중어중문학과 학생 김교민(23)씨는 "중국 관련 학문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시 주석을 실제로 보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기분이 어벙벙하다"며 "시 주석이 언급한 한중 교류 대학생 캠프에 기회가 되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pade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