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여대, 김조광수 감독 강연 취소 논란
김조광수 "기독교인들 집단 압력행사…학교에 항의할 것"
학생상담센터 "학생들이 진행했고 해당 학생들이 취소 결정"
- 이후민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김조광수 감독. © News1 유승관 기자
</figure>지난 9월 국내 첫 동성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던 청년필름 대표 김조광수 감독(48)이 서울여대에서 강연을 하려다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김조 감독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여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나의 강연과 '로빈슨주교의 두가지 사랑' 상영 행사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학생들이 학교와 협의해 공식적으로 진행했던 행사를 1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일방적으로 취소한다고 통보하는 건 예의가 없어도 너무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제대로 된 해명도 없는데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이유를 알 수 있다"며 "기독교인들의 카페에는 '미션스쿨'에서 동성애자가 강연을 하고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주교의 영화를 상영하는 '사탄이 벌이는 지옥 같은 일'에 대해 학교측에 집단적으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조 감독은 "학교측이 행사를 취소했다는 소식에 '승리하신 주님. 할렐루야!'를 외치는 댓글에 이르러서는 참담함을 느낀다"며 "서울여대 측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하겠지만 다시 행사를 열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입을 막고 몸을 가두려는 광기의 시대가 아닌가 싶다. 광기의 시대를 걷어내기 위해 더 열심히 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진행 예정이던 행사 홍보 포스터. © News1
</figure>김조 감독은 당초 오는 28일 서울여대 학생누리관에서 학생상담센터 특강 행사로 '두가지 생각과 한 개의 테이블'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열고 학생들과 대화, 영화 상영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날 특강에서는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공개' 동성애자 주교가 된 진 로빈슨 감독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감독 맥키 알스톤)의 상영 순서가 준비됐었다.
한 기독교 관련 다음 커뮤니티 카페에는 자신을 서울여대 학생이라고 밝힌 작성자의 글이 지난 20일 올라왔다.
이 글에서는 "주제가 신앙을 지키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 더욱 경악스럽다"며 "기독교 정신으로 교육한다는 분명한 이념을 가진 서울여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마음이 참담하게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기독교인들의 서울여대를 향한 염려와 우려의 목소리를 학교에 전하고 싶다. 아래의 번호로 항의 전화와 팩스를 한 통씩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학교 관계부처 연락처들을 적어두기도 했다.
현재 서울여대 홈페이지에는 이날 오전 "예정돼있던 DIY 추계특강이 취소됐음을 알려드린다"는 짤막한 공지를 올린 것 외에 구체적인 설명은 없는 상태다.
이번 행사의 주최 부서인 학생상담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이 진행하려 했고 해당 학생들이 취소를 결정해 저희도 아는 바가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영화사 레인보우 팩토리 측은 "현재 사태 파악을 한 뒤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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