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BJ 살해' 40대, 항소심도 중형…징역 25년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로 활동을 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설범식 이상주 이원석)는 9일 살인·절도·재물 은닉등 혐의를 받는 40대 김 모 씨의 항소심 선고 기일에서 피고인과 검사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 형은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 상한을 초과하긴 하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는데 계속 목을 졸랐고 피해자가 숨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구호 조치를 하거나 119에 신고하는 대신 살인 범행 장소를 이탈했다"며 "범행 장소로 두 차례나 돌아왔을 때도 신고해 적절한 방식으로 사체를 수습하게 하는 대신 제3자 강도 범행으로 위장하기 위해 범행 장소를 어지럽히고 피해자 소유 휴대전화 등을 파손해 곳곳에 나눠버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처로부터 자수 권유를 받았음에도 도주하다가 경찰에 체포됐고, 최초 조사에서는 피해자의 집에 갔을 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거짓 진술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아 종합적으로 보면 형이 무겁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지난해 3월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BJ 활동을 하던 여성 A 씨를 살해하고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김 씨는 범행 직후 A 씨의 집을 3차례 정도 오가며 사체 위에 물을 뿌리는 등 증거 인멸로 보이는 행위를 하거나 강도를 당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피해자의 물건을 서울 각지에 나눠 버린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김 씨에게 징역 25년과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김 씨의 전 아내 송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은 김 씨가 피해자와 강압적 성관계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살인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피해자에게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재물을 빼앗으려 했거나, 선물한 돈을 돌려받으려는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해 확정적 고의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며 배척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고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으며 유족, 지인들은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확정적인 고의로 살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김 씨는 과거 유사한 수법의 살인 전과와 더불어 두 차례의 폭력 전과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심에서 김 씨에게 징역 30년과 전자발찌 부착 명령 15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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