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들어가 웃으며 나온 이재명…'위증교사' 무죄에 '환호'

피고인 이재명에 대한 공소사실은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25일 오후 2시 36분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 같은 법정, 비슷한 시간대였지만 열흘 전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살짝 미소를 띤 채 변호인과 짧은 대화를 나눈 후 법정을 나서 환호하는 동료 의원들과 지지자 곁으로 향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후 선 채로 재판부 자리를 응시했던 것과는 다른 그림이다.

이날 이 대표는 예정된 선고 시간인 오후 2시보다 약 12분 앞선 1시 48분쯤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행을 자제해달라"는 이 대표의 당부에도 법원 앞에는 당 지도부와 민주당 의원단이 대거 모여 있었다. 차례로 의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이 대표는 웃으며 법정으로 향했다.

법정에 들어간 뒤에도 이 대표의 웃음은 한동안 이어졌다.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며 손가락으로 책상을 탁탁 두드리는가 하면 옅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입을 굳게 다문 채 줄곧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던 지난 선거법 선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같은 시각 위증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진성 씨는 변호인과 서류를 보며 얘기하다 허공을 응시하는 등 긴장감을 드러냈다.

이날도 법정 방청석 102석 중 90석가량은 지지자와 취재진 등으로 채워졌다.

오후 2시 9분, 법정 문이 닫히고 숙연해진 장내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가 들어섰다.

재판장인 김동현 부장판사는 먼저 김진성 씨가 '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있었던 협의'에 관한 진술을 해달라는 이 대표의 요청을 받고 알지 못하거나 경험하지 않은 사실 등에 관해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위증했다는 판결 내용을 읽었다.

그러나 이 대표에 대해서는 "김 씨가 명백히 부정하지 않는 사항에 관해서만 명시적으로 증언을 요청했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언에 관해 언급했다고 해서 위증을 요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등 무죄 취지의 판결을 읽어 내려갔다.

판결이 시작된 지 26분이 지난 시점 재판부는 이 대표와 김 씨를 일으켜 세웠다. 곧이어 이 대표에게는 무죄를, 김 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는 주문을 낭독했다.

무죄 선고 순간 법정에서는 작은 감탄사도 들리지 않았다. 다만 선고 소식을 접한 법정 밖에서는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saem@news1.kr